부추연 > 공직자 비리 > 외교부, 불량여권 은폐 의혹

[앵커멘트]

이번 추석 연휴에도 해외 여행을 떠나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해마다 여권 수만개가 불량 발급된 것으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외교부는 리콜 같은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고 이런 사실 자체를 쉬쉬하고 있습니다.

임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회사원 김 모 씨는 올해 초 멕시코를 경유해 브라질로 가려다 전혀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했습니다.

여권 안에 사진이 붙어있는 면이 떨어져버려 입국을 거부당한 것입니다.

외교통상부에 강력히 항의한 끝에 간신히 배상을 받았지만 당시 담당 직원의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불량 여권 피해자]

"첫마디가 외통부에서는 개인이 여권관리를 어떻게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깁니까? 이런 식의 힐난조로 얘기하는 부분에서 참을 수 없는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3년 동안 불량 여권으로 해외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뒤 배상을 받은 사례는 확인된 것만 15건에 이릅니다.

문제는 해마다 발급되는 불량 여권이 수만 건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지난 2003년 4만7천여 건에서 지난해 6만 건이 넘었고 올해 만 6월까지 3만 건이나 됐습니다.

많게는 전체 발급 여권의 2%가 넘을 정도입니다.

지난 1998년 사진 부착식 여권이 도입했지만 재봉선 터짐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지난해 9월부터 사진 전사식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인식기 걸림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외교통상부는 불량 여권의 정확한 실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일단은 은폐한다는 거죠. 사소한 공산품의 문제도 리콜이 관행화돼 있는데, 국가를 대표하는 국민을 대표하는 증명서가 잘못 발행되고 하자가 있는데도 외교부가 은폐로 일관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이에 대해 외교 통상부는 원래 불량품인지 부주의한 관리로 훼손됐는지 구분이 어렵고 현재 통용중인 여권 가운데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녹취:외교통상부 관계자]

"원래 불량 여권인지, 소지 부주의로 인한 훼손인지 명확히 판정하기 쉽지 않아요. 그해 발급 건수가 몇개인데 훼손이 몇개 생간다는 비율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기자]

여권은 그 국가 그 국민의 위상을 그대로 대변하는 대표적인 공문서입니다.

문제 여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불량 여권 국가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승환[[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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