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연희 유령’, 평택에도 있었다
[녹취록 입수] 평택시장 성희롱 추태 파문...5.31 공천 확정
김민경 기자 , 2006-04-07 오전 8:57:32
6일 국회에서 행해진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 결의안 찬반표결에서 반대표가 84표나 나온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평택시장이 지난해 해외출장 중 노래방에서 성희롱을 일삼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정치인들의 성희롱에 대한 낮은 의식 수준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송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평택시 대표단은 우호교류를 목적으로 지난해 10월21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일본 아오모리를 공식 방문했었다.
송명호 평택시장의 성희롱 추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21일 평택 참여자치시민연대 게시판에 투서가 올라오면서부터다. 이 글은 송명호 시장이 지난해 10월 일본 아오모리시 공식 방문 기간 중 노래방에서 마이크로 남성 성기를 흉내내며, 같이 있던 여성들에게 여성비하적 욕설을 퍼붓는 등의 추행을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몇몇 지방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졌고, 한편에서는 지방선거와 관련한 ‘흑색선전’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이들이 성희롱 추문이 사실임을 증언한 녹취록이 떠돌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코리아포커스>는 6일 녹취록을 입수, 현장에 있던 시의원 A씨를 통해 녹취록 작성 경위와 사건 내막을 확인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송 시장은 노래방에서 성적 모욕감을 주는 주먹질, 마이크를 이용해 성기를 연상시키는 동작 취하기, 여성 동석자들에게 여성비하적 욕설을 퍼붓기 등 추태를 보였으며, 동석자 중 일부는 이를 불쾌하게 여겨 송시장에게 주의를 줬으나 송 시장이 이같은 행태를 멈추지 않자 자리를 떴다.
A씨는 6일 <코리아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그 내용은 내가 (경기)도당에 제출하기 위해 (녹취록 대화상대인) B 시의원의 승인하에 녹취한 것”이라며 송 시장의 성희롱적 추태 행위가 분명히 사실이었다고 증언했다.
이 자리에는 전 한나라당 의원, 평택시의회 의원 등 정치인 등 지역 인사들이 동석했으며, 송 시장은 동석한 여성 문화예술인들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판 글이 확산되자 A씨는 한나라당 경기도당에 출석해 추문이 사실임을 증언하려고 했으나, 현장에 있던 또다른 증인 B씨가 사정상 출석하지 못하겠다고 하자 B씨에게 미리 알리고 두 사람의 대담을 녹취했다는 얘기다.
A씨는 “(여성들한테)욕설을 하고 마이크로 그런 짓을 한 것까지도 재미로 봐줬으나 내가 방에서 나올 때 등 뒤에다 욕설적 주먹질 행위를 한 것에 화가 치밀었다”며 “이틀 뒤 시장실로 찾아가 시장에게 직접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자리에는 5,6명의 여성이 동석했으며, 시장은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욕설을 했다.
해당 녹취록을 보면, 행위 당사자인 시장 뿐 아니라 동석자들 역시 성희롱에 대한 바른 인식이 부족함이 엿보인다.
다음은 녹취록의 일부다.
……전략……
A: 뭐야 그 뭐야 씨발놈아 좆까라 이렇게 손으로 훌럭 한거
……중략……
B: ㅇㅇ의원하고 같이 대담을 하다 보니까 그냥 머리에다 띠를 두르고 마이크봉 가지고 성기 가지고 흔들 듯 흔들고. 처음에는 이 씨발년들아 빨리빨리 (노래) 하라고 그럴 때 ㅇㅇ의원이 보고는 아이 저건 왜 저래 저거 미쳤나 왜 저래 그렇게 말씀을 하셨단 말이야. 그래 내가 재미있게 할려고 그런거죠 그러고 난 말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 마이크봉 가지고 그 지랄하니까 ㅇㅇ의원이 에이 나갑시다 이래가지고 따라 나왔는데.
A: 근데 그러기전에 그 저기 저 인제 그 손으로 그 짓을 했잖아요.
……후략……
성희롱 추문 당사자인 송명호 평택시장은 지난 2004년 6·5 재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평택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 3월 전국 시·군·구 공직자 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송 시장이 신고한 재산은 107억여 원에 달해, 재산이 공개된 기초단체장 가운데 전국에서 2위를 차지한 재산가이기도 하다.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모 시의원은 2004년에 이어 이번에도 한나라당 평택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다.
녹취록 내용을 접한 한 평택 시민은 “현 시장이란 사람과 지역 정치인들의 술자리 행태가 이렇다니 정말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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