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에서는 ‘이지매’ 현상이 문제가 되었다. 말하자면 ‘집단 따돌림’현상이다. 곧 우리나라에도 상륙할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우리나라도 ‘집단 따돌림’이니, ‘왕따’라는 현상이 잦은 학교문제로 등장한지 꽤 오래 되었다.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현상은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지도가 더 어렵다. 그러나 세밀하게 살피고, 인성지도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개별 학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급선무다.
좀 엉뚱한 대안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각종 학교폭력이 빈번한 것은 사제 간의 인간적 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다시 말해 교사들은 ‘학력향상’에만 관심을 두지 아이들의 인성개발이나 인간적 교감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니 관심을 둘 겨를도 없거니와 관심을 두면 ‘사생활 침해’니 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그러니 선생님들은 몸을 사리게 된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쉬는 곳일 뿐 공부하는 곳도 인격 수양의 장소도 아니다. 학원에서 때리면 ‘사랑의 매’지만, 학교에서 매를 들면 ‘폭력’이 된다. 선생님이 꾸짖으면 ‘네가 뭔데?’하면서 대드는 현실. ‘교권’이라는 말 자체가 실종되었다. 그것은 교사들 스스로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즉, 교직을 노동직으로 생각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다.’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아직도 열악한 교육여건이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위정자들이나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교사 1인당 학생수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이 단순한 통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교사들은 학생들 개개인에 관심과 사랑을 베풀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사사건건 지시하고 통제하는 교육행정체제도 문제다. 비리부정을 없앤답시고 촌지신고센터를 만들고 규제를 강화하는 데만 신경을 썼지 교원들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는 인색하다. 왜 평가방식까지 규제하고, 생활기록부까지 획일화해야하는가?
국가의 교육정책은 대학입시제도를 고치고 또 고쳐 누더기로 만들면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교육 본래의 인간교육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이 실종되고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학교가 학교답고 교육이 교육다우면 사교육비는 저절로 줄어든다. 대학입시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학교폭력도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