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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표결진통] 親盧의원들이 파병반대 앞장
與 의원 101명중 51명이 반대…“집권당 맞아?”
‘찬성땐 낙선운동’시민단체 압력 작용 분석도

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이 “국익을 고려한 결단”이라며 국회 처리를 촉구한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이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 기류’에 막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5일 본회의 연기에 이어 28일 본회의도 무산됐고, 임시국회가 끝나는 31일도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는 것이다.

파병동의안 처리에 대한 여야 입장은 완전히 뒤바뀐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절반 가량이 공개적으로 파병 찬성을 밝히고 있는 반면, 여당 의원 중에선 10여명만이 찬성이고 그 두 배 이상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는 민감한 사안이라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내 파병 반대 흐름은 ‘노무현 대통령’ 탄생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상당수의 신주류 인사들과 소장파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파병입장을 천명한 다음날인 지난 21일 당무회의에서 이미경·송영길 의원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고, 24일엔 이해찬·김경재 의원 등 신주류 중진까지 가세했다. 심지어 당무회의 논의에선 “청와대가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느냐”는 발언도 나왔다.

이런 민주당 신주류 핵심 의원들의 파병 반대 주도에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결정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여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장관출신 인사들도 반대하던데, 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주 말 고위당정회의에선 ‘조기 파병’을 독촉하다가 ‘권고적 당론’으로 한발 뺐다가, 아예 당론 없는 자유투표로 물러섰다. 결국 노 대통령에게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던 지도부로선 스타일을 심하게 구긴 셈이 됐고, ‘국익을 위한 파병’을 촉구했던 대통령의 ‘말발’도 통하지 않는 뒤죽박죽 상황이 되고 있다.

의원들의 파병 반대 움직임엔 “파병 찬성 의원들에 대해 내년 총선 때 낙선 운동을 펴겠다”는 시민단체들의 압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표결이 전자투표로 공개되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28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대철 대표는 “우리 당 파병 반대의원이 38명, 찬성은 31명, 나머지는 모두 입장 유보라고 신문에 났던데, 다 시민단체 덕분”이라고 했고, 정균환 총무도 “생각이 같으면 당선, 다르면 낙선운동을 한다는 이런 극단적 행위가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고 있다”고 했다.

노 대통령과 정부가 결정한 파병결정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을 놓고 “민주당이 집권당 맞아?”라는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오고 있다.

(李明振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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