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경(吳在璟·90) 전 공보부 장관의 구순(九旬) 잔치가 2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서 열렸다.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연숙 전 한나라당 의원 등 하객 12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길(81) 연세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잔치는 기념관 지하 1층 교회에서 열린 예배로 시작됐다. 김 명예교수는 성경 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읽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후략)." 희끗한 머리의 오 전 장관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김 명예교수는 "오 전 장관님은 이런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한 시대를 양심껏 참 멋있게 살아오셨다"며 "오늘은 모두에게 기쁘고 감격스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30분간의 예배가 끝난 뒤 오 전 장관과 하객들은 기념관 1층 정원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김 명예교수가 "장관님 95세 생신 때도 제가 이곳으로 초대해 냉면 파티를 열겠다"고 약속해 하객들에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오 전 장관은 "이렇게 자리를 빛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오늘은 내 생애 제일 멋진 잔치"라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나 일본 릿쿄대학을 졸업하고 공보부 장관, 동아일보 사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