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자신의 말이나 뒤집지 말라.그리고 신문사 하려면
이름좀 바꾸어라..조선은 왕조시대의 이름이며 지금까지 북조선의
김정일도당들이 쓰고있는 이름아닌가?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도청' '나라종금' 수사 본말 뒤집지 말라"를 읽고 나는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천연덕스레 말을 뒤집는 조선일보의 강심장에 두손 두발을 다 든 탓이다. 정말이지 조선일보 앞에서는 '졌다'고 복창할 도리밖에 없다.
▲ 2003년 3월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노무현 대통령이 법무부에 국가정보원 도청 의혹과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 사건을 정치적 고려없이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조선일보가 "물론 야당의 폭로 과정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러나 "도청의 사실 여부가 먼저 확인된 이후의 문제"라고 못박고 나섰다. "검찰 수사의 중점이 도청의 사실 여부보다 폭로 과정에 두어진다면 사건은 정쟁으로 번지고 진실은 오리무중이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나는 이걸 보면서 조건반사적으로 세칭 '병풍'(兵風)을 떠올렸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역비리 은폐의혹이 전국을 뒤흔들었을 때, 조선일보는 어떠한 보도태도를 취했던가? 긴 말 할 것 없이 당시 조선일보가 토해놓은 배설물들을 뒤져보기로 하자. 다음은 병역비리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8월 한달 동안 조선일보가 생산해 낸 사설목록이다.
- [사설] 벌써부터 ‘대선 사생결단’인가(2002.8.3)
- [사설] '병역논란' 이번에는 최종결론을(2002.8.6)
- [사설] 복역자가 수사관 행세를 했다?(2002.8.7)
- [사설] 녹음테이프 즉각 내놓아야(2002.8.7)
- [사설] 둘중 하나는 정계 떠날 각오를(8.8)
- [사설] 149 차례나 불러다 무얼 했는지(2002.8.9)
- [사설] 녹음테이프 진위 더욱 아리송(2002.8.13)
- [사설] 검찰과 ‘김대업 조사활동’(2002.8.14)
- [사설] 검찰은 ‘김씨들’ 입만 쳐다보지 말고(2002.8.17)
- [사설] 군도 ‘병풍’ 규명에 협조해야(2002.8.21)
- [사설] '이해찬' '박영관' 파문(2002.8.23)
- [사설] 증명은 없고 말만 있는 ‘병풍 공방’(2002.8.27)
- [사설] '김대업·박주선' '김성재' 시비(2002.8.28)
조선일보에 따르면, '병풍'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가 병역면제를 위해 돈을 주고 청탁을 했는가, 이정연씨의 병적기록표가 위조 또는 변조됐는가, 병역비리 과정을 숨기기 위한 은폐대책회의가 있었는가"(사설, 검찰은 ‘김씨들’ 입만 쳐다보지 말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 그를 다시 압축하면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면제 과정에 비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그 한 가지"(사설, ‘병역논란’ 이번에는 최종결론을, 2002.8.6)로 요약 가능하다.
자, 조선일보가 '병풍'의 본질 내지는 핵심이라고 규정한 것(들)을 염두에 두고서 상기한 조선일보 사설 제목들을 다시 한번 감상해 보시라. 모두 13개의 사설들 가운데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 면제 과정에 비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추궁하는 글들은 거의 없고 대신 병역비리를 고발한 김대업씨와 그 폭로과정을 닥달하는 서슬퍼런 글들만 잔뜩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게다. 재밌지 않은가?
조선일보는 8월 7일자 사설 "녹음테이프 즉각 내놓아야"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 논란이 정당간 폭로·비방전으로 가열되면서 복잡하게 엉켜가고 있다"면서 "잘못하면 본질은 사라지고 곁가지만 갖고 싸우다 흐지부지돼 버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불과 이틀도 못돼 뒤집어졌다.
조선일보가 9일자 사설에서 돌연 말을 바꾸어 "의혹의 실제를 규명하는 것과 별개로 반드시 밝혀야 할 중대한 의문들이 있다"며, 사건의 본질과 직접 관계가 없는 지엽적인 문제들을 들고 나온 것이다. 조선일보는 "병역비리 관련 수사과정에서 김씨가 해온 역할의 위법성 여부와 그 과정에서 당시 검찰이 보인 행태, 그리고 한나라당이 제기한 정치권과 김대업씨의 관계"(149 차례나 불러다 무얼 했는지)를 밝히라고 윽박질렀다.
다시 14일에는 "목소리의 진위여부가 확실히 가려진다면 수사는 일단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지만, 이번 수사에는 그 기본에서부터 다시 되돌아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면서, "죄수신분 「수사보조원」의 「수사내용」을 그 윗선의 진짜 공식 수사당국이 몰랐다면 그것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죄수복 차림으로 검찰에 나와 수사보조를 했다는 그가 녹음기는 어디서 구했을까?"(검찰과 ‘김대업 조사활동’) 등등 허접한 의문점들까지 세세하게 끄집어 내가며 혼탁을 부채질했다.
또 28일에는 "검찰수사의 핵심은 정연씨 병역면제 과정의 비리여부지만 그것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최근 여야 공방에서 제기된 중요한 관련의혹들도 더불어 수사해야 한다"면서, "『김대업씨가 청와대 박주선 비선관에게 보고했다』는 99년 군검합수부 수사팀장 고석 대령의 국회 국방위 증언이 사실인지 여부"와 "김성재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99년 말 여권관계자로부터 병풍 기획문건을 받았다는 「설(說)」" 등에 대해서도 진실을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 대로다.
일언이폐지 왈, 조선일보는 왜 당시에 "물론 김대업씨의 폭로 과정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러나 '병풍'의 사실 여부가 먼저 확인된 이후의 문제"라는 시각을 끝까지 견지하지 않고 본질보다 곁가지만 물고 늘어졌을까? "검찰 수사의 중점이 (도청의) 사실 여부보다 폭로 과정에 두어진다면 사건은 정쟁으로 번지고 진실은 오리무중이 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몰라서 그랬던 걸까? 설마 자사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대상의 호불호에 따라 엿장수 맘대로 가위질 하듯이 혹은 부처가 손오공을 손바닥에서 가지고 놀듯이 편리하게 '이현령 비현령'표 논리를 주무른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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