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학교 휴업한다고 난리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대단한 일이라며 호들갑을 퍼뜨린다.

호들갑1. “오산 공군기지 원사 1명 메르스 양성 판정...군도 비상”

호들갑2. “[속보] 서울 메르스 확진 의사 시민 1,000여 명과 직간접 접촉”

군부대를 지목한 것도 뭔가 의도적인 것 같은 냄새가 나지만....

굳이 의사가 아니라 보통사람도 하루에만도 1000여 명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나 말이다.

나 같아도 지하철 출퇴근하고 회사에서 들락거리는 사람 수를 헤아려보면 대충 200명은 된다.

글쎄 전철 역사에서 보낸 시각과 환승까지 고려한다면 최소한 500명은 될 게다.

뭔가 대단한 일인 것처럼 떠들고 싶어 방송의 입이 근질거리는 모양인데, 웃기는 현상이 눈에 띈다.

수치측면에서 보면, 16명 어쩌고 하다가 1,000여명으로 불어나는데 하루가 걸렸는지 모르겠는데, 이 속도라면 다음날엔 10만 명 가까이 되어야 하는데, 왜 1600명이라고 할까?

사실 우리나라에서 보도 상으로는 수천 명이 커 보이지만, 일상에서는 거의 현실로 느끼지 않는 수치라는 것이다.

게다가 1,000명까지 불어난 속도를 더 이상 취급하다간 1주일 내에 백만은 간단하게 돌파해야 하는데, 그러한 수치에 도달하지 않으니 계속 형용사만 무시무시하게 들리도록 동원한다는 거다.

호들갑3. “걷잡을 수 없이 급속도로~”

그건 그렇고, 더 웃기는 게 뭔 줄 아는가.

박원순이가 “서울 메르스 확진 의사 시민 1,000여 명과 직간접 접촉” 문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람 많이 모였다고 메르스 걱정하는 인간들 없더란 거다.

방송 취재한다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기자들도 사람 많이 접촉했다고 자신이 메르스 걸릴까 걱정하는 표정 없더란 거다.

더구나, 우루루 몰려다니며 입에 침 튀기며 대정부 성토하는 국회에서 자신이 메르스 걸릴까 걱정하는 인간들 없더란 거다.

실컷 사람들과 밀폐되어 같이 지내는 지하철 같은 곳 놔두고, 왜 그보다 훨씬 넓고 환기 잘 되는 강연회나 재건축조합회의 같은 데서만 직간접 접촉이라며 호들갑 떨까?

그들에겐 메르스 걸릴 국민과 직간접 접촉이란 게 따로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내가 오늘 500여명 가까이 접촉한 지하철은 접촉이 아닌가?

방송과 국회에 부탁한다. 제발 늬들은 안 걸리는 병 가지고 국민 걱정 좀 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메르스의 공포가 진실이라면, 학교만 휴업할 게 아니라 방송도 폐업하고 국회도 해산하기 바란다.

나같은 민초가 늬들 건강 걱정도 다 해주는 세상 되었구나. 그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