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극장에서 영화 '국제시장'(누적관객 5백만 돌파)을 보았다. 나는 '공공의 적'이란 국산 영화를 본 뒤 부터는 좀처럼 우리나라 영화를 보지 않았다. 장면마다 ㅆ, ㅂ, 을 밥 먹 듯 하는 영화속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언행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전쟁을 겪지 않은 좌편향된 일부 감독들의 한국전쟁 영화들이 6,25전쟁을 일으킨 북한을 노골적으로 미화한듯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북한을 오판하게 하는 것도 한몫을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관람을 하였다. 그런데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 될수록 우리나라 현대사와 피땀 흘려 일한 산업화 세대가 겪은 일들을 가감 없이 압축해 놓아 우선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흥남부두 철수에서부터 독일 광부로, 월남전 현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많은 고생 끝에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켜낸 주인공을 보면서 꼭 우리 세대들이 살아온 삶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다.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 늙은 덕수(황정민 분)의 회한에 젖은 독백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버지, 가족을 책임지라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저, 그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한마디가 지금의 우리 노인세대 아니,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한 산업화의 주역들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싶다. 전쟁의 참혹함과 피난살이의 뼈아픈 상처 그리고 배고품과 가난을 모르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라와 가족을 위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힘겹게 살아온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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