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정보기관에 일한 적도 없고 군에서 장교복무나 장기복무를 한 사람도 아니며, 그저 순전히 애국우익 사이트에서 주옥같은 글과 기사를 보면서 터득한 것이 휴민트라는 용어를 접한 계기의 전부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포털 검색을 참고하여 정보기관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대충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라는 것이 있다.

스파이 등 사람을 사용하는 정보수집 방법으로서, ‘대인정보(對人情報)’라고 한다.

손자병법의 용간편(用間篇)에서도 그 중요성을 상당히 언급하고 있다.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분야만큼은 북한이 우리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반체제 성향 인물을 다루는 방법에서 있어서 북한에 비하여 우리는 너무 인권을 존중하는데다가, 공작임무 수행에 대한 보상에 있어서도 북한에 비하여 우리의 보훈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모르겠으나 과거 좌익집권 10년 동안 청와대로 보고된 주요사항이 대부분 평양 주석궁으로 전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에 있어서만큼은 우리가 절대 열세라고 본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부터 이명박의 친인척을 타겟 삼아 그렇게도 물고 늘어지던 정두언이 이번에는 “대북 휴민트 붕괴는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제기하는 식으로 뒤통수 때리는 데서 레임덕 시기에 드러난 그의 김대중 꼬붕 근성이 서서히 드러난 점이다.

둘째, ‘시긴트(SIGINT: signal intelligence)’라는 것이 있다.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여 신호를 포착하는 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인데 신호정보(信號諜報) 수집이라고도 한다.이는 다시 ‘엘린트(ELINT: Electronic Intelligence)’라고 하는 전자정보(電子諜報)수집과 ‘코민트(COMINT: Communication Intelligence)’라고 하는 통신정보(通信諜報)수집으로 나눌 수 있다.

기분 좋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이 분야만큼은 우리가 북한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각종 산업의 발달로 인해 응용분야가 그만큼 넓어지다 보니 그만큼 감청ㆍ감시ㆍ관측 장비가 발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스텔스 기술 및 항공ㆍ우주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그만큼 대물상황 인지에는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분야에 대한 기술적 맹점도 많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아직 유선통신에 대한 감청이 곤란하고, 광케이블 통신의 감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 김정일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은 17일 당일 알았다.”, “삼성은 18일에 알았다.”는 식으로 ‘휴민트의 부재’를 문제 삼는 것을 보고는 아쉽게 느끼는 것이 있다.

사실은 휴민트의 부재뿐만 아니라 ‘시긴트의 무용화’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휴민트의 부재원인은 좌파정권 10년 동안 국정원내 대공업무 종사자를 대거 내쫓고는 좌익성향 인물로 교체한 데서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혹자는 퇴출된 사람의 70%가 영남 출신이었고 교체 투입한 인물의 대부분이 호남출신의 좌익성향 인물이었다고도 주장하던데, 그때 퇴출된 분들이 결성한 애국단체가 국사모(회장 송영인)이고, 이분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때부터 대공업무가 실질적으로 중단되었고 하며, 실질적으로 대북 정보유출이 가속화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시긴트의 무용화 원인 중 우리의 실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2009년에 남북간 군통신선 현대화를 위해 북한에 제공한 광케이블이다.

2009년 당시 대북 광케이블 지원을 두고 애국우익단체에서는 이를 격렬히 반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군미필자와 좌익보좌진으로 이루어진 이명박 정부의 수뇌부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눈을 가려버린 크나큰 실책을 저지른 것이다.

북한의 광케이블 통신으로 인하여 그만큼 우리의 시긴트 활용범위가 제한되었고, 그에 따른 수집정보의 빈곤이 초래한 것이 바로 이번 김정일 사망 사실에 대한 인지부족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들어설 정부는 반역자의 인권보장에 밝아서 반역폭동에는 한 푼이라도 댓가를 넉넉히 보상하면서도, 애국자의 위법적용에 밝아서 전사상자나 유족에게는 한 푼이라도 안 주는 쪽으로 밝히는 얌체 율사집단이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참고로 “중국은 17일 당일 알았다”, “삼성은 18일에 알았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정보라기보다는 사후약방문 하면서 괜히 떠드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19일에 발표되고 나서 먼저 알았다는 식으로 떠드는 것 가지고 뭐가 그리 대수인가.

그들은 19일날 발표할 것이라는 것이라도 알았는가? 그래야 먼저 안 것이 가치를 가지는 것 아닌가.

19일날 발표할 것을 몰라서 어물쩍거리다가 발표하고 나니까 어디 써먹지도 못하고는 괜히 그따위 소리 하는 것 아닌지!

게다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한창 인기몰이하고 있고, 국방부도 결국 국정원이 옳다는 쪽으로 논란을 접어둔 바 있듯이, 필자도 주장한대로 만일 김정일이 16일보다 훨씬 이전에 죽은 거라면, 이들은 헛소문 먼저 듣고 쾌재 부르는 바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예언도 매 한가지다.

틀린 예언도 수없이 많이 내놓다가 사후에 맞는 부분만 뒤져내어 “봐라, 나 이 정도야!”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속인, 점성가, 역술인 아니더래도 올해 김정일이 죽을 거라고 연초부터 예언한 애국우익 논객들도 많다.

그 분들이 자기 예언이라고 자랑하던가. 좀 의연해지자.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