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당선무효] "화물연대 파업 중단하라" 70代 자살

경찰 출신이…"내 목숨 국가 위해" 유서 남겨

경찰 출신의 70대 노인이 화물연대의 집회 현장 부근에서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투신자살했다.
1일 오후 3시15분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광장 옆 광장빌딩 9층 화장실에서 오모(70·부산 사하구 괴정3동)씨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진 것을 건물 경비원 이모(59)씨가 발견했다. 이씨는 “집회 구호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쿵’ 하는 소리가 나서 건물 뒤편으로 가보니 오씨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부산역 광장에선 화물연대 조합원과 가족 3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오씨는 “35년 동안 국가를 위해 봉사한 내가 이제 마지막 남은 목숨을 사회를 위하고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승부수를 걸었으니 여론의 힘으로 빨리 정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오씨는 화물연대 파업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불쌍한 사람들이니 국가도 관용있기를 바란다”며 “시신은 딸들의 모교인 부산대에 기증해달라”고 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씨는 지난 92년 경감으로 정년퇴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와 함께 근무했던 김모(50) 경사는 “평소 말수는 적었으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곧은 성품을 지닌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오씨의 건강상태가 양호했다는 유가족들의 말에 따라 화물연대 파업 사태가 오씨의 투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살경위를 조사 중이다.

( 부산=김성철기자 [email protected] )

34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