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의 힘으로 다스리는 행정의 달인 이회창
자율의 힘 참으로 강하다. 스스로 움직이는 힘이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자유롭고 자발적인 참여는 산업사회의 미덕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으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회의에서 감사원의 운영에 관하여 좋은 의견이나 건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원장실로 찾아와 달라고 부탁하며 원장실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또 글로 써서 보내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 한 사람 찾아오지 않았고, 글도 두 사람만이 써서 보냈을 뿐이다. 다시 생각 끝에 몇 사람씩 그룹으로 나누어 직접 면담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간부들과 상의했으나 그들은 한결같이 소용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원장 앞에서 감히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우선 그들이 자유롭게 서로 마음을 열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각 국, 과별로 2박 3일 정도 서울을 떠나 수안보 등 휴양지에 가서 산도 오르고 술도 마시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어떤 비판이나 건의라도 좋으니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토론내용을 발언자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정리해서 나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말하자면 ‘브레인 스토밍*’을 하도록 한 것이다.
그 후 각각의 토론 보고서가 제출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니 무척 다양했다. 나를 신랄하게 공격하는 내용부터 감사원장이 새로 와서 감사원 내부사정도 잘 모르는 간부들이 이를 일깨울 생각은 안하고 하라는 대로 따르기만 한다는 식의 내용까지. 감사원 운영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제안도 나왔다.
한 차례 이런 행사를 치르고 나니 감사원 직원들의 분위기가 서서히 자발적이고 자율스러운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뒤 율곡 사업의 감사나 평화의 땜 감사 등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그들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에도 밤늦게까지 참으로 헌신적으로 일했다.
그것은 누가 강제적으로 시킨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동기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진정한 자율은 비판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풍토에서만 비로소 싹틀 수 있다. 비판 없이 자라는 자율은 방종을 거쳐 혼란으로 자라기 쉽다. 그러므로 비판은 깨끗하고 건전한 자율을 위한 ‘자정제’이다.
자율의 힘으로 다스리는 행정 달인으로서의 이회창!
‘자율’은 21세기의 통치철학일 수 있으며, 고도의 도덕성과 덕망이 요구된다. 미래에 주목받는 리더로서 한국의 미래를 창조해나갈 페러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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