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수사권 논란 10문 10답 시리즈
1. 수사권이라는 게 대체 뭔가요?
수사란, ‘범죄 혐의가 의심될 때 관련된 증거와 사람을 조사하는 업무’입니다.
이 권한 부여는, 형사소송법 195조에 ‘검사는 범죄의 혐의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2. 아니, 그럼 경찰이 수사한다고 하는 규정이 없나요?
예, 그렇습니다. 대신 같은 법 196조에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어 수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3. 예~ 그럼 경찰도 수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정확히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서’ 수사하는 거죠
4. 그렇다면, 현재 경찰은 검사 지휘받아서 수사하는 거 아니었나요?
현장에서 발생하는 그 많은 사건들의 각 단계를 '경찰이 책임지고, 판단하여' 수사하고 있습니다.
야간에 서로 싸우다 다퉈서 현행범으로 경찰서에 오시는 국민들, 교통사고 뿐 아니라, 살인, 강도같은 강력범죄, 그리고 각종 사기 고소 고발 사건 실제로 경찰이 수사합니다.
그러나 그 많은 사건의 각 수사단계마다 현장에서 검사님의 ‘지휘 지침’ 하나 하나 확인하여 수사하기는 불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경찰이 ‘법률에 규정된 절차대로’, ‘최대한 상식에 입각하여’ 자체 판단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5. 에이~ 그래도 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 검사지휘 받아서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번 가수 김상혁이 음주운전 사고내고 현장에서 사라졌다가, 다음날 겨우 찾아서 데려왔고, 처음 조사시에 음주사실은 나중에 조사하려고 하고, 일단 사고 및 도주에 대해서만 1차 조사하였다고 네티즌들한테 욕 엄청 먹었잖아요?
자~ 이렇다면 ‘법규에 입각해서’, 교통사고 현장에서, 관할지청 검사한테 전화를 할까요?
“저, 경찰관인데요, 아무개가 교통사고를 내서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하는데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아니지,, 아니지, 수사서류는 엄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 기록에 확실히 남는, 공식서류로 해야 하니 ‘지휘건의서’를 타이핑 쳐서 결재받아서 검찰청에 송부해야겠군요
현장에서 사무실로 돌아와, 서류만들고, 결재 받는데 대략 한시간,, 그리고 검찰청에 차가지고 보내는데 한시간, 자기들도 접수받아서 당직검사한테 보내는데,,,, 뭐 대략 두세시간은 너끈히 걸리겠군요
그 시간이면, 뺑소니 사고 피의자는 비행기타고 일본으로도 도망갑니다.
그리고, 또요, 그 지휘받은 담당검사는 딱 이럴껍니다.
“이 미친 놈, 이런 걸 왜 나한테 물어?”
자기도 이런거 지시못합니다. 일단 모르니깐^^, 그리고 ‘자기가 할 일 아니라고 생각하니깐’, (법에는 분명히 검사가 지휘하고, 경찰은 그저 보조하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저희 서에서 하루에 검찰로, 기본적인 경찰수사를 종결하였다고 송부되는 서류만도 100건이 넘습니다. 각 건당 페이지수가 A4 100페이지짜리는 기본이고, 300, 400페이지짜리도 수두룩, 경우에 따라서는 1000페이지 짜리도 잔뜩입니다.
(1차 수사 종결하였다고 해서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렇습니다. 평균 300페이지 정도 잡으면, 30000페이지 되겠군요. 하루에만, 그것도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한 사항만도!
검사들이 이거 검토하기도, 빠듯합니다. 자기들도 이 현실을 압니다.
즉, 담당형사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팀장, 과장에게 즉시 보고하면서 상식적인 선에서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현장 수사의 현실입니다.
그 실정을 알고 있고, 그래서 경찰 수사의 각 단계마다 기초 판단을 경찰이 하게끔 뒷짐지고 있으면서, 그 명의만 인정받게 해달라는 ‘논리 필요적’인 요청을 검사는 사력을 다해 거부하고 있습니다.
6. 그렇다면 지금 경찰이 실제 하고 있는 수사는 정식 권한 부여를 받지 못했다는 말인가요?
예, 법률상으로는 그렇습니다.
7. 현장 관례상 그렇다면 ‘그냥 대충 인정받은 걸’로 해주고, 살던대로 사시면 안될까요?
이제 이 문제가 공개되어 버렸으니, 어렵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의 생활을 조사하는 일입니다. 어떻게 법률상 권한도 없이 함부로 경찰이 그런 일을 합니까?
이미 최근들어, 사기 횡령, 배임 등 경제사범들은 경찰조사단계에서, ‘니들이 뭔데 나한테 그런 걸 캐묻고 그러냐, 검찰로 그냥 송치해라, 나 검찰에서 수사받겠다’라면서 형사들을 면박주고 있습니다.
(얘들은 그 맹점을 아는 겁니다. 경찰에다가는 수사권 없다고 쪽주면서, 수사에 불응하고, 검찰에서는 그 많은 사건 속에서 슬쩍 묻히기 바라거나, 로비할려고 하는 거죠)
8. 검찰에서는 그냥 살던대로 살라고 하잖아요?
나름대로 법률의 전문가 집단이라는 검사들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이 웃기는 논리를 주장합니다.
전국 300여개 경찰서에서 서마다 일년에 1만건, 많은 경찰서는 5만건이 넘는 사건을 실제로 수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단계단계마다 자신들이 일일이 수사지휘 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다고 하는데도,
따라서, ‘검찰의 지휘 없는 경찰 수사’는 ‘불법’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래서 시민이 형사사법절차에 대해 불신감이 쌓이던 말던, 자신들의 기득권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말도 안되는 온갖 이유를 대며 극력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9. 그럼 결국 경찰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요?
두가지입니다. 지금 법률상 ‘검사는 ... 수사할수 있다’라는 문구를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할 수있다’고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각 단계에서 경찰에서 책임지면서 결정하는 기초수사에 있어, 경찰이 실제 수사하고 있다는 ‘주체성’을 인정해달라는, 무슨 권한을 더 달라고 하는 게 아닌,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법률상 불균형을 시정해달라는 거지요
두 번째는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다’라는 규정은, ‘상호 협의하여 수사한다’라고 하여, 국민을 위해 보다 더 투명한 균형과 견제의 원칙을 적용하자는 겁니다.
지금 구조상, 검사는 경찰에게 니들은 어떤 판단권한도 없으니, 모든 범죄 수사 결과는 다 검사에게 입건하여 보내라,, 고 철통같은 명령을 해놓아, 이웃간 사소한 폭행으로 시비하였다가 서로 화해했다고 해서,, 14살짜리 애가 슈퍼마?에서 물건을 훔쳐, 이를 피해자도 처벌 바라지 않아도, 입건하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즉 사소한 범죄는 아무 고민없이, 자포자기 입건하여 검찰에 송부하는 데 급급, 국민을 전과자로 만들고,
중대한 범죄에 있어서는 서로 눈치보며, 혹은 검사의 노골적 봐주기 수사지휘, 김빼기 수사지휘, 합의 종용 수사지휘에 굴복하여,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검-경 유착 구조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사법고시 동기, 사법연수원 동문’으로 똘똘 뭉친 법조인 그룹의 비리는 누구도 수사하지 못하는 ‘철혈 성역’입니다.
이 독점 유착 구조를 협의로 전환하여, 시민들에게 오픈 시켜야 합니다.
10. 뭔가 이유가 있지 않나요? 설마 우리나라만 이런 시스템으로 되어 있나요?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이런 말도 안되는 구조를 60년동안 붙들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근대화된 어떤 나라를 보아도, 이런 식으로 검사 독점적 구조 ‘검찰 공화국’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아전인수, 견강부회, 독일도 경찰수사권이 없다는 둥, 일본은 다시 회수할거라고 한다는 둥, 전부 왜곡입니다.
형사사법체제 개혁안을 지지하는 한 교수님은 공청회에서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외국 어느 나라 경찰-검찰 구조를 우리나라에 가져와서 그대로 실행한다고 해도, 경찰은 불만이 없을 것이다!”
절대 환영입니다. 영국식이던, 미국식이던, 일본식이던, 프랑스식이던, 독일식이던, 전부 다 환영입니다. 그대로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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