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노무현식 검찰 개혁은 반공검사를 몰아내는 불순한 목적이다

"이 땅에서 공산주의를 막고 검찰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려 노력했던 검사로 남고 싶다"

검사장급 간부 `검찰인사' 정면비판

"직위는 눈이 조금 내리고 바람이 약간 불어도 없어지는 눈위의 기러기 발자국 같은 것. 마음의 사표는 썼지만 수긍할 수 없는 인물이 검찰총장이나 고위 간부가 된다면 결연히 저항할 것이고 정년까지 남아야 할 치욕을 선택하겠다."

검찰 인사파동이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의 사퇴로 이어진 상황에서 현직 검사장이 내부통신망에 새 정부의 검찰인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김원치(金源治·사시 13회) 대검 형사부장은 10일 '검찰인사 개혁의 정체성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합리적인 원칙없이 서열과 기수를 무시한 인사가 이뤄진다면 검사의 신분보장이 형해화되고 정치권 예속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검사장은 80, 90년대 공안 수사를 맡은 공안통이지만 정치권에 줄은 대지않은 강골 검사로 알려져 있다. 동기 중에서 맨 처음 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해 이명재(李明載) 총장 재직시 "무사는 얼어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등의 연설문 원고를 작성하고 언론과 통신망에 검찰 현안에 관한 글을 게재한 학구파.

통신망에 올린 글이 '미리 써놓은 사퇴서'라고 말한 그는 "28년간 검사생활을 돌이켜 보건데 나 자신을 개혁대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고, 정치권력에 줄을 대거나 빌붙어 구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정치검사'를 양성한 1차적 책임은 우리 검찰에 있지만 그런 속물적 형태의 동기와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정치권력에 있다"며 정치권을 겨냥했다.

최근 진행되는 검찰인사에 대해 "기수가 앞에 있건 뒤에 있건 있어야 할 사람이 남아있고 떠나야 할 사람이 떠나야 한다"며 합리적 기준 절차 정당성 없는 인사에 저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파격인사가 오히려 검찰을 정치권에 예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그는 "이 땅에서 공산주의를 막고 검찰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려 노력했던 검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글이 통신망에 올려지자 '낙락장송이 기울면 우리같은 못다핀 꽃들은 어찌합니까' 등 그의 퇴임을 만류하거나 그의 입장을 지지하는 글들이 잇따랐으며 대검 검사장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한편 김학재(金鶴在) 대검차장과 유창종(柳昌宗) 서울지검장은 개혁을 빌미로 남아 있는 검찰간부에게 모욕을 주면 차라리 옷을 벗고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위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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