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선공약 /3/ 링컨과 어깨를 겨루려면
2002년 12월 13일자 중앙일보 3면에 실린 대선공약 광고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1) <24포인트쯤 되는 활자크기로>
· 링컨은 남북통일로 미국을 바꾸었습니다.
* 이 문장은 역사적 사실을 진술한 문장이므로 논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2) <48포인트쯤 되는 활자크기로>
· 노무현은 국민화합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 이 약속은 실천되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4대 국론분열법' 입법 강행 시도라고 봄.
* 당정분리 원칙을 이런 경우의 책임회피용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함.
(3) <이하 문장들은 12 포인트 활자 크기로>
· 링컨은 켄터키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 노무현은 김해 진영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 그가 태어난 봉하마을은 "까마귀가 와도 먹을 것이 없어 울고 돌아가는" 동네였습니다.
· 링컨과 노무현은 둘 다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 위 문장들 역시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진술한 문장이므로 논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4)
· 둘 다 수많은 역경과 좌절 속에서도 원칙과 소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 이 문장은 아래와 같이 논평할 필요가 있다고 봄.
* "원칙과 소신의 길을 걸었습니다."라고 했는데, 원칙과 소신의 품질이 문제입니다. 링컨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고용되어 일한다면, 북한을 상대로 6.25의 동족학살 전쟁 사과를 받았을 것이며, 북한의 가짜 민주주의를 올바른 민주주의로 바꾸는 일에 앞장섰을 것입니다. 세습체제 왕국을 선거에 의한 진정한 공화국으로 바꾸라고 요구한 다음, 그에 응할 때만 말 상대를 해야 할 것입니다.
(5)
· 링컨은 하원의원 두 번, 상원의원 두 번, 네 번의 낙선을 겪었습니다.
· 노무현은 국회의원 세 번, 부산시장 한 번, 네 번의 낙선을 겪었습니다.
* 좌절을 겪은 과정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끼리라고 해서 그들의 나머지 인생이 반드시 똑 같이 전개되리라고 보장해 주는 하느님이나 부처님은 없다고 봄. 좌절과 실패 경험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을 찾아보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닐 것임.
(6)
· 링컨과 노무현은 둘 다 지역차별과 낡은 정치에 맞서 싸우다 패배를 맛보았지만 끝내 그 역경을 이기고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 이 말은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랜 링컨에게는 해당될는지 모르지만, 대통령 입후보자 신분의 시점에서 주장한 말로는 너무 앞지른 말이라고 해석됩니다.
왜냐 하면
"끝내 그 역경을 이기고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라는 판정(평가)은 노무현씨가 죽은 후라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7)
·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이 남북통일을 이루었듯이,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은 지역통합·동서화합을 이뤄,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인물이 되어야 합니다.
*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인물이 되어야 합니다." 라는 이 말은 " ∼ 되어야 합니다."라는 말 때문에 당위론(當爲論)에 속합니다. 당위론은 "상식론, 기본목표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지난 2<7>년간의 남북한 관계에서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적극 촉구하기는커녕 더욱 견고한 공산독재체제를 유지시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반면에 대한민국 체제를 공산(사회)주의국가 체제 쪽으로 변질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해야 할 정도로 교묘하게 변질시킨 결과, 통일이 돼도 김정일 체제와의 합병(통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을 2년 동안 이렇게 끌고 올 바에야 정직하게 "적화통일 모습"을 대선공약에 넣었어야 옳은 것 아닐까요?
(8) <이하, 16포인트>
· 미국에 링컨이 있었다면 대한민국에는 노무현이 있습니다.
* 저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서양 작곡가들이 작곡한 세계명곡을 CM 노래로 이용하는 것을 "무식의 극치"로 보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성장(생존) 여건이 비슷하다고 해서 장래(총결산=종말)도 같을 것이라는 시각에서 세계적인 위인 이름을 대선공약 광고에 이용한 것은 아주 심한 무례라고 봅니다.
* 노무현씨가 설사, 남은 세월 동안, 비범한 지도자로서 자유민주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통일 주역이 된다 한들 어찌 감히 링컨과 어깨를 겨룰 수 있을까요?
(9) <이하, 20포인트>
· 12월 19일, 대한민국은 뜨거운 꿈을 가진 새로운 대통령을 만납니다.
*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링컨의 중요 연설문을 정독한 적이 있을까?' 하고 의문시될 때가 가끔 있습니다.
혹시 링컨에 관련된 전기책만 한두 권 읽은 것이 아닐까요? 만일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까, 미국 역사에서 찬란히 빛나는 문서인 아래 글들을 찾아 꼭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바빠도.
깨닫는 바 엄청 많을 것이며 겸손해야 할 이유를 금방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가) 노예해방 선언/The Emancipation Proclamation(1863.1.1)
(나) 게티스버그 연설/The Gettysburg Address(1863.11.19)
(다) 링컨의 재건계획 ― 사면과 재건의 포고
/Lincoln's Plan of reconstruction : Proclamation of Amnesty and Reconstruction(1863.12.8)
(라) 링컨의 제2차 대통령 취임연설/Lincoln's Second Inaugural Address(1865.3.4)
* 원문을 읽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원문을 못 구할 경우에는 [소나무]라는 출판사가 1992년에 발간한 《미국역사의 기본사료》를 보면 됨.
(0)
이 대선공약 광고에도
출신당인 "새천년민주당" 후보임을 밝히지 않고 다만
기호 '2'와
'국민후보 노무현'만 넣은 것은 어딘가 "링컨답지 못한, 눈치꾸러기나 보여 줄 경솔함"이라고 해석합니다.
링컨과 어깨를 겨루려면
출신당에 대하여
기본예의를 지키고
정직하고
용감하고
당당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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