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의 핵심은 “변화의 관리”이다. 손자는 “내가 이기는 것은 적이 실수해서 이고, 내가 이기지 못함은 나의 실수에서 빚어진다”고 했다(可勝在敵, 不可勝在己). 이 말의 핵심은 서로가 팽팽하게 대립할 때엔 “나를 지키면서 상대방의 변화를 기다리면 승리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다. 농구경기에서 시소게임이 진행될 때, 우선 수비에 치중하고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여 그 틈을 타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승리를 거머쥐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는 손자병법의 “변화의 관리”를 원용한 예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은 “김정일체제를 지키기 위하여” 핵과 미사일을 무기로 선군정치를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방인 “남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하여”(실수를 유도하기 위하여) 북한이 물심양면으로 키워온 남한내의 친북세력을 이용하여 통일전선전략을 펼치고 있다.
통일전선전략은 레닌(Lenin)에 의하여 만들어진 적화혁명전략인데, 이는 남조선의 갈등을 발굴(지역갈등, 세대갈등, 수도권과 비수도권갈등, 이념갈등, 계층갈등, 남녀갈등등)하여 이를 선전선동하고 증폭시킴으로써, 친북세력이 남한내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다음, 이들로 하여금 남조선의 “변화”를 유도케 하여, 종국에는 남한을 북한과 같은 체제로 변화시켜 북이 흡수통합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를 위하여 북한과 친북세력은 “민족”이라는 연결고리를 이용하여 “민족공조” 또는 “북한은 적이 아니다”라는 분위기를 우리 사회에 심고 있으며, 미군철수 또는 친일파청산이란 공세를 펼쳐, 반미 또는 반일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남한체제의 외적지원세력인 미국과 일본등과의 “관계악화”와 “왕따(고립)”를 노리고 있다. 얼마전에는 주한독일대사가 한국의 고립을 직접 거론하여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하였다. 친북세력은 남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북한은 손자병법적인 전술개념으로 볼 때 완벽한 봉건적주민통제체제를 정권의 생명으로 하는 북체제의 특성상 근본적인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그 본질에 있어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그에 반해 지금 남한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수도이전문제와 국가보안법폐지도 그 하나의 예인데, 수도이전은 수도권의 무장해제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고, 국가보안법폐지는 체제의 무장해제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전부터 북한은 수도권을 주전장으로 보고 있었다. 북한이 수도권을 주전장으로 보는 이유는 한반도 정통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수도권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효과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남한내 일부세력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국제정치적 의미를 축소,은폐시키고 지역편차같은 궁색한 이유만을 들어 수도이전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그것은 수도이전문제에 있어서 핵심적인 본질은 아니다.
실제로 현재 한국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소득불균형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거의 없다라는 것이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여 밝혀지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선진국이라는 미국, 영국도 지역에 따른 개개인의 소득편차가 한국만큼 균형을 이루지는 못한다고 한다. 평등을 지향한다는 공산국가 중국은 동쪽해안과 내륙지역의 지역편차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고, 태국과 같은 나라도 방콕과 북서부지방의 소득격차가 엄청나게 난다고 한다. 친북세력들의 마음의 고향인 북한의 평양과 지방의 편차는 또 어떠한가? 그렇다고 이들 나라가 경제적인 이유만을 들어 수도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북한은 수도권장악이라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핵과 미사일을 이용하여 미국과 한국의 틈을 벌이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반미촛불시위등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한미관계는 이미 간극이 벌어질대로 벌어져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책을 미국의 국익만을 우선 고려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남한의 의사를 무시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이 그러한 예이다. 따라서 지금 미국은 이념과 체제에 관계없이 북한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하였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남한을 버리고 북한의 손을 들어주게 될 지도 모른다. 한반도 주도권장악여부의 판단기준은 누가 수도권을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으므로 수도이전은 마치 도둑에게 대문열쇠를 쥐어주고 안방을 비워주는 꼴과 같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어떤 사람은 듣기에 따라서는 평택선이 휴전선이 되는 것처럼 들리게 하는 발언을 하여 국민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다.
한편 국가보안법폐지는 그동안 북한과 친북세력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문제이다. 그런데 이는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적의 실수”를 유도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때, 이것이 폐지되면 남한은 “변화의 관리에 실패”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며, 그 이후에 벌어질 남한의 변화는 전적으로 북한과 친북세력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지속적이고 결정적인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 정도까지 진행되었다면 남한의 체제와 경제는 수습불능의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도 이 문제가 중차대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남한이 걸려들만한 먹음직스러운 미끼, 예컨대 남북정상회담같은 먹이감을 내걸어 유혹할 수도 있다. 이때 친북세력들은 남한이 그 미끼를 덥석 물도록 바람잡이 역할을 자임할 것이다. 또 북한과 친북세력들은 그들의 단계적 전략목표를 달성하게 위하여 의도적으로 남북교착상태를 자주 연출하면서 이를 타개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이 원하는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하나 둘씩 챙겨주는 전술을 펼칠 수도 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면 될 수록 남한체제는 마치 개구리가 따뜻한 물에 유혹되어 흐믓해 하다가 끝내는 펄펄끓는 물에도 감도 잡지 못한채 개구리탕으로 전락되는 것과 같은 꼴을 당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런 개구리같은 사람이 어쩌다 지도적 위치에 서게 되어 사회를 그런 방향으로로 몰고 간다면 그 끝은 안봐도 뻔할 뻔자일 것이다. 따라서 남한은 북한이 남북교류의 조건으로 국가보안법폐지와 연계시키지 못하도록 북한에 노동당규약폐지나 북한인권문제를 역으로 연계시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손자병법적 전술측면으로 볼때에도 타당하리라고 본다.
그런데, 이 친북세력들은 철저히 자신들의 정체를 은폐시키고 활동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본모습을 파악하기는 쉽지는 않다. 이들은 “변화”라는 말 대신에 “진보”라는 가면을 쓰고 있으며, 이들이 지향한다는 “개혁”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의 머릿속에는 숭북코드만이 깊게 박혀 있으므로, 이들이 의미하는 개혁 이란 결국 북한체제를 남한에 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따라서 이 땅에는 어쩌면 정부로부터 과거사반성과 같은 자아비판과 인민재판의 광풍이 6.25이후 재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친북세력들은 잘 조직화되어 있고, 북에 의한 막강한 지원이 있으므로 상징조작을 통하여 대중을 선전선동하고, 세뇌시키는 데에도 능숙하다. 상징조작은 모든 사물을 2분법적인 선악개념으로 재단하여 딱지를 붙이는 방법도 사용하는데, 이들은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자신들의 정체를 은폐시킬 수 있고, 상대방의 위축과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 지지세의 이탈을 방지할 수도 있고, 상대방세의 규합도 저지시킬 수도 있다. “수구꼴통”등의 신조어는 상징조작의 예이다. 그러나 2분법은 진리나 진실, 그리고 정의가 아니기에 논리적 허구, 즉 2중 잣대가 적용될 수 밖에 없으며, 그 본질은 허구와 가증스런 위선일 수 밖에 없다. 그것 때문에 그들은 본의아니게 정체를 쉽게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 밥 먹듯이 인권과 자유를 들먹이던 사람들이 북한인권과 자유에 대해서만은 유별나게 침묵하는 것도 2중잣대의 예이다.
당파성은 붉은 혁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맑스-레닌이 특별히 강조하였는데, 친북세력들은 이 당파성을 원용하여 자신들의 지지세력에게 사물을 2분법적선악개념으로만 보게 하여 후천성사고결핍증에 걸린 광신적혁명전사로 만들고 있다. 북에서는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한다”고 하므로 이들은 사실상 빨치산의 후예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이렇게 “2분법”과 “딱지 붙이기”에 매몰 되어 이성적사고를 구축하는 형태로 전개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증오와 반목만 확대재생산될 뿐이며, 이 비참한 결과는 다름아닌 젊은 세대가 짊어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특히 자신들의 정치적 사욕만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나라를 분열과 반목으로 이끄는 세력들이 친북세력들이고, 이들을 지지하는 주요 세대가 아직은 감성적일 수 밖에 없는 젊은층이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더욱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 이 나라에서 생계형가족동반자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징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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