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어떤 특별한 일을 하기에도 어중간한 시간대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프로가 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있는 '1박2일'이 그것인데.

'야생리얼 로드버라이어티 쇼'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는, 조금은 어리숙한 이들의 야생생활 체험을 다루는 프로이고, 개인적으로 개그맨 이수근을 좋아하기에, 왠만해선 빼놓지않고 보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가족들과 보고있는데, 오늘은 400년 전통의 한옥 여관인 '유선관'을 찾아 나선다.
출연자들은 두 팀으로 나눠 어느 팀이 먼저 찾느냐로 승패를 갈랐고, 이긴 팀은 2시간의 휴식을, 진팀은 벌칙으로 차가운 계곡물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결국 승패에서 진 이수근과 MC몽 그리고 김C는, 이가 자동으로 부딪힐 정도의 차가운 계곡물에 전신을 담갔고, 고통에 겨워하는 이들을 보고 좋아죽겠다는 듯 웃어대는 승자들..

그때는 몰랐었다.

나와 딸아이 역시, 승자의 입장이 되어 그저 웃고 넘어갔으니..

그리고 들여다 본 인터넷.

거기에는 이런 모습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방송사들이 시청률 경쟁에 집착하다보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시청률을 높이기에 혈안이 되고, 억지웃음을 연출하기 위해 상식선을 넘어선 가학장면까지도 무분별하게 도입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물론 이런 장면이 '상식선을 넘어선 가학장면'인지, 아니면 그저 좀더 웃음을 주기위한 '암묵적 동의하의 연출'인지는 시청자의 판단에 맡겨야 하겠지만, 자극의 세기를 점점 높혀야만 느낄 수 있는 감각기전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더욱 리얼하고 강도 높은 모습이 보여지리라는 것이 예상됨에, 이를 우려하는 정도껏의 비판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승자와 패자로의 극적으로 달라지는 대우로의 차별. 

이긴 자는 뜨거워 이불을 걷어낼 정도의 방에서 편하게 잠을 자고, 패자는 천막에서 얇은 담요 한장 달랑 덮고는 긴 겨울밤을 나야하고, 승자는 거나하게 차려진 밥상에 흐뭇해하는 반면, 진 자는 간장 한종지를 반찬으로 대신해야 하고.. 

그러고보니 언제부터인가 이들의 입에서 흔히 듣게 된 말이 있다.

"복불복(福不福)"과 "나만 아니면 돼~"

오늘같은 미션수행의 결과로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 그저 단순한 '가위 바위 보'나, 임의로 선택한 것으로의 幸과 不幸이란 요행으로 나뉘어지는 승자와 패자.

이런 기류가 1박2일뿐만 아니라, 他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주류가 되어가고 있음을 본다.

땀이라는 노력의 결과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게 아닌, 오로지 요행수에 기대는 모습이 청소년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런지.

그러나 이것보다 더욱 걱정이 되는 건,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는 모습이라 하겠다.

타인의 고통이야 어떻든간에 나만 거기에서 자유로우면, 그 어떤 것도 용인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극한의 이기주의 심리..

내가 어렸을 적, 내 또래 아이들의 일기장에는 '우리'라는 말이 수없이 쓰여졌었지만, 요즘 아이들의 일기장에선 '우리'라는 단어는 찾기 힘들고, '나는'이란 말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현실임에, 이같은 '나만 아니면..'이란 타인을 배려할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고까지 더해짐은, 앞으로 우리 미래들의 사고방식이 어찌될런지, 희미하나마 그려지게되는 안타까움을 본다. 

재미도 좋지만, 방송사들도 이런 점을 생각하고 프로를 만드는, 각성의 일면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의..

그런데..

이런 재미를 위한 방송에서가 아닌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육계에서, "나만 아니면 돼~"를 심각하게 외쳐대는 한 사람을 우리는 본다.

『10월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시험 거부 투쟁을 선언했다. 이 지시에 따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A 교사는, 교장 승인도 받지 않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그는 이 시험을 치르게 되면 성적 결과에 따라 학생, 학교, 지역이 서열화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설명했다. 이 교사는 원치 않으면 시험을 안 볼 수도 있다며 시험 거부를 부추겼고, 그가 맡은 학급의 어린이 35명 가운데 20명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시험 날 다른 교실로 데려가 따로 수업을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교사가 같은 또래인 그의 자녀에겐 정상적으로 평가시험을 치르게 했다는 사실이다. 남의 자식에겐 심리적 압박감 운운하며 차별의식을 부추겨 시험 거부를 유도하고, 내 자식에겐 시험을 보게 한 것이다. 교사의 말, 몸짓 하나하나를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받아들이는 어린 영혼들에게 이보다 파렴치한 짓이 없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보다는 못하는 학생을 위한 시험이다. 서울 지역만 해도 학력 격차가 극심하다. 서울대 입학실적을 보면 서울의 어떤 구(區)는 고교 3학년생 1000명당 평균 26명을 진학시키지만, 어떤 구는 3명밖에 보내지 못한다. 이 평가는 학력 저하가 심한 곳이 어디인가를 찾아내 조속한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한 학년이라도 어릴 때 실태를 파악해야 그들에게 따라잡을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이해는 한다.

자신이 확신하는 신념과, 막상 이를 자기 자식에게만큼은 적용치 않으려는 그 갈등의 충돌.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자식에게는 적용하지 않으려는 것은 신념으로의 행동이 아닌, 전교조라는 집단에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음을 스스로가 실토하는 꼴이니.

자신이 전교조라는 사실이 떳떳하다면, 그리고 전교조의 이런 방침이 옳다고 확신한다면, 우선 자기 자식부터 모범을 보여야 상식선에서 받아들이지, 다른 아이들에게는 온갖 선동으로 현혹시켜 이탈케 하고, 정작 자기 자식에게는 "시험 잘 봐라~"의 격려문 써붙이는 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디 이 교사 하나 뿐이겠는가?

남에게는 고통과 불이익을 떠넘기며, 자신만큼은 예외의 영역에서 안주하려는 작자들.

이런 것이야 말로 "내 자식만 아니면 돼~"의, "나만 아니면 돼~"를 주억대는 일그러진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랴.

스스로 "전교조는 뭐같은 집단이요"를 온몸으로 보여주어, 국민들로 하여금 전교조라는 집단의 이중성과 패악성을 새삼 일깨워줬기에, 어찌보면 애국자라고 불러야 하겠고.. 

그리고 이런 전교조와 '그 나물에 그밥'인, 오마이 뉴스의 이것에 관한 보도를 보자.

<'파렴치교사' 보도의 배후는 서울시교육청>이란 제목의..

『일제고사 대체학습을 벌인 교사에게 '해임-파면'을 의결한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지난 10일 이 일로 파면당한 한 교사의 초등학생 자녀 신상정보를 일부 출입기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행 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은, '공공기관 직원이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해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신상정보 유출 뒤인 12일, 일부 신문은 사설을 통해 해당 교사를 '파렴치'로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A 교사는, "내가 보낸 학부모 편지는 일제고사 거부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시험 응시 여부를 판단하게 한 것이었고, 우리 딸에게도 '시험을 보지 않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아이는 담임 선생님이 꼭 보라고 했다고 말해 아이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 개인정보 유출행위에 대해 송병춘 변호사(법무법인 이산)는, "교육청이 징계당사자에게 불리한 정보를 기자들에게 공표한 것은 분명한 불법"이라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함께 명예훼손에도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절로 혀끝을 차게 만들 지경의 뻔뻔함만 묻어난다.

누가 가재는 게편이 아니랄까봐, 그 전교조 교사의 이중적 작태에 대한 비판은 단 한줄도 없고, 오로지 "국민 여러분~ 그런 사실을 서울시교육청이 알려줬대요~ 이건 불법이래요~"만을 떠들어대며 물타기를 시도하는 꼴이란..

물론 개인정보 유출을 한 서울시교육청 역시 비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의 핵심인지라는 내용물은 애써 외면하고, 비난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국민의 곱지않은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수작임을 모르는 이 누가 있나?   

일제고사 거부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시험 응시 여부를 판단하게 한 것이고, 자기는 딸아이의 선택을 따른 것이라..

말이나 덧붙이지않으면 반본전이라도 찾지.

그래, 학부모들에게 거짓된 선동 문구로 범벅이 된 편지 돌려, 아이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하는 게 응시 여부를 판단케 하는 것이고, 정작 자신은 딸아이의 선택을 따랐다?

그 교사는 교사이기 이전에 학부모가 아닌가 보지?

이 역시도 철저히 이중적이고 모순된,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일 뿐이다.

역겹기까지 한..

더이상 말해봤자 뭐하겠나?

제정신 똑바로 박힌 국민들이라면, 이런 전교조의 추악한 행태에 넌덜머리 난지 오래인 것을.

"나만 아니면 돼~"를 외쳐대고 있는 전교조와, 이를 변명하기위해 꼴값을 떨고있는 오마이 뉴스.

그대들에게 한마디만 하지.

"너희들만 없어지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