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사령관 찰스 캠벨 발언의 의미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2004-05-27 14:14:49
켐벨 사령관의 발언은 ´동맹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하는 것이지, 신문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앞으로 미국이 한국군을 이끌고 중국-대만의 양안문제에 끼어들려 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미국은 지금 발등의 불을 보고 있는 것이지 먼 장래를 보는 것이 아니다. 발등의 불은 북한과의 일전이지 양안문제가 아니다. 반미-친북 기조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발등의 불을 끄는데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이제 미국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된 것이다.
미국은 이미 작년부터 주한미군만이 수행할 수 있는 10여개의 특수 임무들을 모두 한국에 이양하고 있는 중이다, 장비 등 실질적인 능력을 이양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한국이 알아서 다 해라´라는 감정을 이양하는 것이다. 한국군이 그런 능력을 갖추던 못 갖추던 시기가 되면 그 임무를 수행하던 주한미군은 한국을 떠날 것이다. 명분상 주한미군이 그들만의 특수 임무들을 모두 이양했다고 선언하면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가질 명분도 사라진다. 그래서 미국은 곧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에 이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군엔 이를 대체할 능력이 없다. 10년 이내에 갖추어질 수도 없어 보인다. 이는 사실상의 방어공백을 의미한다
2004.5.25일 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 참모장이 일부러 기자들을 초청하여 최근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안보공백론]과 [한미동맹관계 위기론]에 대한 미군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의 발언 요지는 이랬습니다.
1. “주한미군을 숫자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능력 중심으로 생각해 달라”.
2. “주한미군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에 주둔한 미군의 능력, 그리고 전략적으로 신속하게 한반도에 지원되는 미군 전체의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력을 평가해야 한다”.
3. “한국군의 강화된 능력과 미군의 세계적 전력 운용에 맞춰 조정될 것이며 주한미군은 앞으로 지역 내 우발 상황뿐 아니라 범세계적 소요사태에 모두 투입될 수 있다”.
4. “수십년간의 군 경험에 비춰볼 때 우발 상황에는 조기 개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5. “21세기엔 한미연합군이 함께 동북아 평화유지군으로서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으로 전개되는(출동하는) 것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위 내용은 1)주한미군이 세계 어디든 출동하는 신속대응군으로 바뀔 것이며, 2)향후 한반도 방위는 한국군이 중심이 되고 3)한·미 연합군이 다른 지역에도 투입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지금이 어떤 시기입니까?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평화번영과 국가안보]라는 제목에 ‘참여정부의 안보정책구상’이라는 부제를 달아 안보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거기에는 [북한과의 공존공영]이 안보정책의 최고 목표로 표현돼 있습니다. 북한과 공존공영하기 위해서는 민족공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와 국회에서 역시 동맹보다는 민족이 우선이라는 표현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경찰은 성조기를 태우는 행위는 방조하면서 인공기를 태우는 것을 탄압했고, 대통령 역시 인공기를 태운 데 대해 김정일에 사과했습니다. 정부는 노골적인 반미시위를 방조했고, 방송들이 나서서 미국을 적대시 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미국인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미국은 한국을 일제로부터 독립시켜주었고, 6.25로부터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엄청난 돈과 인명을 한국에 바쳤습니다. 지난 50여년간 늘 북한보다 약했던 한국군의 전투력을 보강시켜 주었고, 주한미군을 최전방에 배치하면서까지 북한의 남침 야욕을 억제해 주었습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후견인이였고 한국 제품을 최우선으로 수입하여 한국경제를 부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거지의 나라 한국이 오늘날과 같이 발전한 데 대해 동맹국으로서의 긍지와 기쁨을 간직해 왔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라고 믿어왔던 한국인들이 갑자기 적개심을 보이며 미군 장교를 구타하고 성조기를 태우고 짓밟는 모습과 미국을 적대시하는 방송을 지켜보면서 무엇을 느꼈을까요? . . .배신감에 격분한 미국인들이 고국의 국회의원들과 신문사에 그들의 격분한 감정을 전했습니다.
미국군대는 의회의 뜻대로 움직입니다. 한국에 전쟁이 나도 미 의회가 개입하지 말라 하면 미군은 개입하지 않습니다. 지금 미 의회에서는 물론 미국 사회 전체적으로 ‘한국인들은 사람도 아니다’라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합니다. 한국 교포들은 배은망덕한 한국정부와 국민들 때문에 매일 매일 눈총을 받아가며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교포들은 민족이 아닌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은혜의 나라 미국을 배신하고 그 나라에서 받아들인 한국인들을 배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미8군사령관이 극히 이례적으로 일부러 기자들을 불러놓고 매우 중요한 발언을 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실수로 한 발언이 아니라 작정하고 한미연합사령관과 본토의 허락을 받아 의도적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미국군을 아주 잘 아는 편입니다.
가장 큰 의미를 갖는 발언은 “한국군이 이제는 미군 없이도 자주국방을 잘 할 수 있을 만큼 자랐으니 한국방위는 지금부터 한국군이 전담하라는 최후통첩성 발언”입니다.
이는 주한미군이 곧 작전권을 한국군에 이양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더라도 한국군을 이끌고 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군과 한국군은 앞으로 대등한 위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북아 분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단지 외교적 수사일 뿐입니다. 미국은 한국군의 지원 없이도 이라크를 요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조선-동아를 포함한 신문 사설들은 “21세기에는 한·미 연합군이 역내의 인도주의적 작전이나 동북아 평화유지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캠벨 사령관 발언에 초점을 맞추어 앞으로 한국군이 중국-대만 분쟁에 파병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염려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현실성이 없는 기우이며 캠벨 사령관 발언의 의미를 잘 못 짚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캠벨 사령관 발언의 의미는 앞으로 한국방위는 한국이 맡으라는 내용입니다. 이는 1960년대 말에 태어난 닉슨 독트린이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에게 있어 이제 북한은 미국의 주적이 되어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이라는 우방을 지켜주기 위해 북한의 남침 야욕을 억제시켜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북한을 경제-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김정일체제를 제거하여 핵-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을 시급히 해야 합니다.
현정부가 반미-친북 셩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한, 미국은 한국군과 나란히 북한을 공격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한국군과 공동작전을 펴려다가 비밀들만 누설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도 할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응징하는 데 있어 이제는 한국군이 도움의 존재가 아니라 방해의 존재라는 결론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미국에게 한국과의 동맹은 짐만 되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켐벨 사령관의 발언은 동맹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하는 것이지, 신문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앞으로 미국이 한국군을 이끌고 중국-대만의 양안문제에 끼어들려 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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