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질문(5) /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이 한반도 땅에서 나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는기라."하고 중얼거린 적이 없으신지요, 혹시?
물론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표어를 한때 애용하신 님께서 공개석상에서 감히 이런 노망끼 섞인 말씀을 할 리야 없지요.
그러나 분통이 터지고 답답할 때, 혹시 화장실에서,
"이 한반도 땅에서 나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는 기라."
라고, 중얼거린 적이 없으신가 여쭈어 볼뿐입니다.
그래서 이 글월 올립니다.
저는 이틀 전 저녁에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장군갈빗집]이라는 식당에서 고종사촌 누이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이 누이가 느닷없이 왜 며칠 전부터 저에게 식사대접을 하려고 생각했었는지, 그 까닭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뚜렷한 용건 없이 그냥 식사를 함께 했을 뿐입니다.
대개 어떤 두 사람이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식사 자체에 주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지요.
당신이 태풍이 한반도에 진입할 무렵에 성북동 삼청각에 가서 뮤지컬도 보고 식사를 한 것 역시 예술 감상이나 식사 자체에 주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인 나, 노무현,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씹고 떠들고, 물고 늘어져도 눈 한 번 깜박거리지 않노라."
는 여유 있는 메시지(자세)를 전국민에게 보여 주는 데에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과 비슷한 가락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날, 누이에게 말 선물<아들 '상환'이에게 전해 주기를 바라고 쓴 메모지>을 하나 넘겨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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尙桓군에게
나는 국방부·교육부· 환경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의무를 떠맡고 이 나라에 태어난 사람으로 본다.
桓이가 환경 문제에 限하여서는 국제적인 거물이 되기를 바란다.
열심히 연구하기를.
2003.9.22.월.19:08
姑從叔 全泰樹 ---
대통령이 혹시 잘못하더라도 위 네 사람만이라도 의무 수행을 잘 하면 그 어떤 나라든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을 ― 돈벌이와 거리가 먼 ― 환경연구 전문가로서, 환경부 소속 연구소에서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조카를 격려해 주기 위해 쓴 편지였지요.
저는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이 혹시 잘못하더라도 위 네 사람만 ― 나라의 대들보라는 사명감을 지니고 ― 확고한 자세로 자기 의무를 수행한다면, 그 나라는 튼튼한 나라라고 봅니다.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은 종속 변수, 즉 그 다음이라고 믿습니다.
기분 나쁩니까?
대통령보다 네 장관을 더 중요시한다고?
저는 유치원 교사조차도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성실하기만 하면.
하는 일의 내용이 다를 뿐이지요.
아무튼 대통령만큼, 또는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혹시 잊지나 않으셨는지요?
그래서, 간곡히 부탁합니다.
1. 현충일에 호국영령을 무시한 일,
2. 태풍<적군>이 진격중인 때에 한가롭게 움직인다는 것을 과시한 일,
이 두 가지 다 결코 가벼운 과오가 아니라, 무거운 죄가 됨을 시인하고 공개 사과하는 것이 어떨는지요? 때가 한참 지난 후에라도.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을 통한 사죄는 일종의 교묘한 책임회피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민을 대통령처럼 모시려는 머슴 사상이 부족한 것 아닌가요?
질문이 너무 여러 개 겹쳐서 죄송합니다.
//030924물1435에 써 두었던 것을 030926쇠1919에 일부 수정함.
//나호두림(拏呼頭林)
//66+ 청와대/유니텔/badkiller.or.kr/bangong.co.kr +99
4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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