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일장기 불태우고 손가락 자르며 펄펄뛰는 열흘을 보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3년을 잠잠히 보내고 또 펄펄 뛰고는 4년을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는 사이에도 일본은 차근차근 독도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오고 있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달라진 것이 없었으며 패전을 했다고 쉬지않고 무서울이만치 냉정하게 일정한 시나리오를 따라 움직여 오고 있다.
손가락 자르며 펄펄뛰는 우리는 아무런 실속을 건진 일이 없건마는 저들은 어느새 독도를 공동관리구역안으로 집어 넣어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유권에 의문부호를 선명히 찍어 놓는데 성공했다.
대책없는 감정의 표출은 카타르시스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으되 냉정한 전략적 대응에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극명한 예이다.
2.
일본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교묘하게 역할을 분담해서 치밀하게 일을 터뜨려놓고는, 서너명의 시민이 혈서를 쓰고 두어명의 시민이 일장기를 불태우는 굿판을 벌여서 대한민국국민의 속이 후련해지는 대략 열흘 정도의 통과의례를 거치면 잠잠해질 한국의 상황을 차분하게 들여다 보고있다.
어떤 싸움이든 먼저 감정의 끝을 드러내는 자가 지는 법이다.
우리 국민이 아무리 펄펄 뛰어도,
결국은 정부차원에서 어느 쪽이 정밀하게 움직이고 어느 쪽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국익은 결정된다.
오늘 인터넷 검색싸이트에 올라있는 뉴스 한 꼭지를 보면서 나는 실소를 머금었다.
"경기도 용인 레이크힐스골프장 문에 `일본인 절대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나붙어 있다."
실속없는 헛발질의 전형적인 예이다.
우리의 골프장에는 일본인절대출입금지 푯말을 세우고, 우리는 일본에 가서 주머니 풀어가며 온천을 하고 스키를 탈 것이란 말인가.
일본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배용준은 친일파이고 타도 대상이란 말인가..
이런 유치하고 서투르기 짝이 없는 처신들이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얕보임을 당하는 근본 이유 중 하나는 아닐까?
국민 전체로서는 차분해지고 냉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로서는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우리영토 침탈 야욕에 정밀하고 일관된 전략과 전술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나는 독도의 날 제정 조례를 결의하는 시마네현 의회청사 안과,
그 파장이 연결되지 않는 청사 밖의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에서 일본의 치밀하고 무서운 국민성의 내면을 본다.
3.
그러면 우리가 할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일은, 국력을 기르는 일이다.
국가간의 외교전쟁만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또 어디에 있는가.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우리를 우롱하고, 일본이 호시탐탐 독도를 노리며, 미국이 우리를 경제적 국제정제적으로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오직 힘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는 영일없는 내분으로 그 보잘 것 없는 엔탈피마저 소진하고 있다.
일본을 향한 삿대질보다 더 중요한 것,
우리 자신의 하나의 구심점으로 모이는 응집력이다.
이 게시판의 모습이
그대로 우리나라의 모습이라면
응집력은 커녕 형편없이 흩어져 버린 깨어진 유리조각들이 아닌가..
두 번째로 중요한 일은,진정한 후원세력을 얻는 일이다.
동네의 조그마한 식당이 10년 후에도 그 모습 그대로인 중요한 이유는 밥그릇 한 개의 단위로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손해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넘치는 식단도 내어 놓으면서, 고객의 감동을 얻지 못하므로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우리의 모습이 이와같지 않을까?
동남아만 나가 보아도, 일본인은 환영받지만 한국인에 대하여는 그리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죽어라고 일만 하는 한국인,
돈만 죽어라고 버는 한국인,
돈 좀 벌었다고 동남아의 다른 국민을 드러내놓고 멸시하는 한국인..
우리는,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지 못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려면,
국제사회에서 세계 10위권에 걸맞는 기여를 기꺼이 해야 한다.
한 때 그들을 식민지배했던 일본이 그들에게 역사적으로 해를 끼친적이 없는 한국보다 동남아 각국에서 오히려 더 환영받는 이유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이 나라를 찾아 온 이웃나라의 노동자들을 배타적으로 대접하는 한 우리에게 힘을 보탤 이웃은 없다.
일본이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그들이 우리의 정당성에 고개를 끄덕일리 없다. 고소해할지는 몰라도..
셋째로 중요한 일은, 상대를 제대로 간파하는 일이다.
언젠가 귀동냥한 이야기지마는,
일본의 한국학 학자는 30,000명이요, 한국의 국사학자는 1,000명이라는 어느 국사학자의 한탄이 기억난다.
더구나,
한국의 일본역사학자는 10명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고보면
이미 게임의 결과는 뻔하다.
미운 것은 미운 것이고 그러기 때문에 더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아니겠는가.
지극히 객관적이어야 할 학문의 세계마저도 감정의 철저한 지배를 받는 대한민국..이미 지고 있는 것이다.
4.
번호를 바꾸어서
네 번째로 중요한 일은,
국가간의 분쟁에있어서 관전자들 앞에서 품격을 유지하는 일이다.
저 프랑스의 한일간 영토분쟁을 보도하는 티브이 뉴스에,
한국쪽에서는 일장기를 불태우는 화면이,
일본쪽에서는 양식있는 학자의 '일본의 주장엔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잖은 인터뷰 기사가 차례로 나갔을 때,
일본의 학자의 견해를 들어보니 한국이 억울하다라고 프랑스가 이해하리라고 생각하면 그 것은 순진한 인식일 것이다.
한국은 데모만 일삼는 말썽꾼이라 생각치 않겠는가..
말썽꾼은 일본인데..
저 2002년도의 월드컵을 되새겨 보자.
일본이 8강에 탈락한 이후,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국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제는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아시아를 응원한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아시아인이라는 인식...
그 때 우리는 일본의 패배에 환호했다.
아시아인이 되지 못하고 한국인이라는 동굴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관전자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대비되었을까?
5.
결론적으로,
독도문제는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일과성의 한풀이로 끝낼 일도 아니며,
일본과 한국간의 일대일의 게임도 아니다.
국력의 문제이며,
국제적 신망과 결부된 문제이고,
지적 전략적 승부를 결할 문제이며
국격내지는 품격의 문제이다.
우리는 오직 감정에 충실하기로 작정함으로써 이 모든 것에서 우위를 상실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상임위원장의 대 일본 독트린이,
태산명동서일필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길 빈다.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가 일장기 태우는 멋진 화면을 배경으로 펄펄뛰어주는 바람에 그들은 "다께시마"란 이름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는 실익을 얻었다.
우리들은 재주를 넘고 그들은 챙기고...
6.
허접스러운 자들이 교수란 이름을 달고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국민의 감정을 부추기고 책임있는 언론의 논평이나 사설이 냉정하고 무서운 분석대신에 책망과 한탄만을 일삼는 현실이 그대로 우리의 허약한 아킬레스건이다.
감정적 여론의 흐름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사태를 제대로 읽는 통찰력으로 역사의 흐름을 재단해 낼 수 있는 진정한 지성을 보고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수없이 반복하는 말솜씨 번드르한 상지대의 정*화 교수따위가 아닌..
정말 한 번 맞붙어 토론을 해보고 싶은 작자인데..맞붙어 이길 자신은 없다. 그의 말솜씨를 익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150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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