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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진보 시민모임'은 18일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인 오병윤 의원(광주 서을)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했다. 시민모임은 "오 의원이 정파(政派)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 요구하는 진보 정당의 혁신과 쇄신을 거부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 의원은 진보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사(主思) 계열의 구당권파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자 구당권파가 여기 맞서 만든 '당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다.

4·11 총선 때 민주당은 야권 연대를 위해 한 자릿수 지지율밖에 얻지 못하던 진보당 오병윤 후보에게 광주 서을 지역구를 넘겨줬다. 선거 초반 여론조사를 해보니 새누리당 불모(不毛) 지대인 이곳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오병윤 후보에게 5% 포인트가량 앞섰다. 실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이 후보는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여당 쪽 후보의 광주 지역 최고 득표율인 39.7%를 얻었다. 유권자들은 영 내키지 않았지만 그곳 터줏대감 격인 민주당이 야권 통합을 명분 삼아 미는 바람에 마지막 순간 오 의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전남 순천·곡성서 재선한 진보당 김선동 의원 역시 작년 4월 재·보선 때 야권 연대에 힘입어 진보 좌파 정당 후보로선 최초로 호남 지역구서 당선됐다. 김 의원은 작년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될 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던져 세계 각국 언론의 토픽 뉴스에 올랐다. 김 의원은 또 지난주 구당권파 이석기 의원이 운영하는 선거 기획 홍보사 CNC에 대해 압수 수색이 이뤄지자 "순천지원은 판사들이 (검찰 측으로부터) 향응을 많이 받아서 다른 지역에 비해 영장 발부율이 유난히 높다"고 순천지원을 비난했다. 순천지원은 지난 5월 한 달간 순천지원 영장 발부율이 72.4%로 전국 평균(79.3%)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광주 서을과 전남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뽑은 국회의원이 모든 지역, 모든 계층의 손가락질을 받고 조롱거리가 되는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그곳 유권자들이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주민소환 운동을 벌이는 것은 그렇게라도 해서 자기들이 뽑은 국회의원이 벌이는 부끄러운 행동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려는 뜻이다. 두 지역 유권자들이 진짜 원하지도 않은 후보에게 어쩔 수 없이 표를 던지게 만들고, 그렇게 뽑힌 국회의원들의 못난 행동 때문에 낯을 붉힐 수밖에 없도록 사태를 몰고 간 민주당은 지금 무슨 책임감을 어떻게 표시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