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전의원은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0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최규선 씨로부터 20만 불을 받았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공표한 죄로 형사와 민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다. 설 전 의원은 공판과정에서 청와대 비서관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최근 사면 복권시켜 준 배경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난 대선 때 신세 진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국민의 눈 때문에 오래 기다렸던 것 같다. 비록 법적으로는 설 전 의원이 사면 복권됐지만 그의 죄질로 보아 도덕적으로는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몇몇 주요 신문의 사설에서 입증되었다.
“설 씨는 비열한 흑색선전으로 민심을 훔치는 반민주를 선택한 사람이다. … 설 씨의 흑색선전 솜씨를 한 번 더 빌려보겠다는 뜻인가. … 설 씨 같은 사람과 손잡는 것이 낡은 정치를 깨는 것인가. … 국민의 건망증을 시험하려 들어서는 안된다.”(동아일보 7월 30일자)
“손 전 지사 캠프는 설 전 의원이 선거를 잘 알아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가관이고 가소롭다. 선거를 잘 안다는 설 전 의원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부터 묻고 말고 할 일도 아니지만 ….”(문화일보 7월 30일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원칙은 무엇인가. … 그가 이제 김대업 씨와 함께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심을 조작했던 설 전 의원까지 끌어들이다니 체면도 원칙도 모두 던져버린 셈이다. …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흑색선전도 가리지 않겠다고 작정하지 않았다면 그런 사람을 다시 선거판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된다.” (중앙일보 7월 31일자)
이제 손학규 전 지사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공작정치가 과연 진보적 자유주의로 가는 길인가?
공작정치가 선진 평화와 연대하는 길인가?
공작정치가 21세기 시대정신을 온 몸으로 불사르는 길인가?
공작정치가 한국 정치의 희망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인가?
공작정치가 두 차례의 민심 대장정 끝에 터득한 바른 길(正道)인가?
공작정치가 국민을 위해 순교하는 길인가?
공작정치가 백범 김구 선생의 생각을 따르는 길인가?
손 전 지사는 지금이라도 자신이 쓴 책의 서문을 읽고『양심 대장정』에 들어가기 바란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기의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고자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지만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자기 손으로 쓰지 않았는가. 손 전 지사가 책에 쓴 이 말을 지금 그대로 그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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