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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대선 이 사람을 주목하라 ②이회창]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 이회창의 ‘삼세판’

차기 대선이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바야흐로 각 후보간에 불꽃 튀는 대권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
재까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그리
고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 이 세 사람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점. 지금 이대로라면 셋 중에 한
명이 대권을 거머쥘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을 되짚어보면, 그 누구도 대선 결과를 감히
예측할 수가 없다. 이에 고뉴스는 이들 빅3 외에 2007년 대선판을 뒤흔들 수도 있는 다크호스를 점검해본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고뉴스=김성덕 기자) 두 번의 대선패배로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3수 가능성’
이 17대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회창의 대선 출마를 높게 보는 것은 이미 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바로 DJ(김대중 전 대통령). DJ는
1987년과 1992년 두 차례의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95년 전격적으로 정계복귀를 단행한 뒤 15대
대선에서 화려하게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러한 DJ의 지난했던 대권쟁취 이력은 ‘삼수를 바라는’ 이회창에게 그대로 투영된다. 따라서 그가 17대 대선에
출마해도 그리 ‘이상 할 게 없다’는 논거로 귀결된다. DJ가 그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보자.

내년 대선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의 대선관련 여론조사와 대선판도는 거
의 ‘무의미’에 가깝다. 모든 것을 새롭게 짜야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가 가진 파괴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터진 북한 핵실험으로 보수·우파 진영은 DJ정부 이래 현 참여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 포용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북한 퍼주기’라는 용어로 대변되는 이들의 불
만은 ‘핵실험’이라는 사태로 인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런 우파 진영의 상당수는 이회창의 출마를 원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그랬지만 이회창은 대북정책에 있어
서 줄곧 주고받기식의 ‘상호주의’를 주장하면서 “햇볕정책은 일종의 기만”이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인권문제는 물론 김정일 체제변화까지도 포함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2002 대선에서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택하라는 노무현 후보의 말이 먹힌 것도, 실상 이회창의 이런 강한 대북정
책 탓이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 후 포용정책의 실상보다는 일단 ‘북한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햇볕
정책’이 심각한 기로에 서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지금의 분위기는 ‘이회창 말이 맞았구나’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따라서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 될 수록 이회창의 출마가능성도 높아지는 동시에 그의 출마를 원하는 여론이 호의
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가 북핵 위기를 명분으로 삼아 이를 정계복귀의 지렛대로 활
용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보고 있다.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 하나의 측면은 이회창의 한(恨)이다.

1996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후 그는 정치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다. 대법관 시절
의 청렴함과 '대쪽' 이미지는 훼손됐고, 그에게 남은 것은 두 아들의 병역비리와 차떼기로 상징되는 상처뿐이다.

97년 대선에서 이인제의 독자출마만 아니었어도 하는 회한과 함께 2002년 대선에서 또다시 재발한 병풍(兵風)은
그에게 씻을 수 없는 한(恨)으로 남아있다. 아비로서 자식의 앞길까지 망쳤다는 자책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이 되는 순간 사라질 것이라고 그의 지지자들은 믿
고 있다. 이회창의 팬클럽인 ‘창사랑’은 그가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대선에 출마해 주기를 간절히 촉구하고 있
다.

이 전 총재는 지난 4월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극동포럼 조찬강연에서 강연회 말미에 대선출마를 연상할 만
한 의미심장한 시를 읊었다.

“주님, 저는 주님의 활입니다. 저를 그대로 놔두어 썩게 하지 마시고 당기소서. 그러나 너무 세게 당기진 마소서.
부러질까 두렵습니다. 아니, 주님 세게 당기소서. 당신이 원하신다면 부러져도 좋습니다.”

물론 그는 현재까지 정치를 떠난 뒤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몸이 부서지는 일이 있더라도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회창의 출마로 내년 대선판도가 급격한 변동에 휘말리게 될 것인지, 그의 일련의 발언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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