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화 /2/ 지는 해
# 1.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서쪽 벽’이란 표지판이 보임>
큰머슴 노무현씨가 팔을 뒤로 돌려 뒷짐을 짓고, 홀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창문 너머로는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해가 보인다.
# 2.
비서가 들어온다.
“각하 뭘 보시나이까?”
# 3.
노 : <뒤를 돌아보며>보면 몰러?
비서 : <머리를 긁으면서> “아, 저녁 해!”
# 4.
비서 : <노 앞에 바짝 다가서서> “아침 해를 보시지 왜 …”
# 5.
노 : “자넨 왜 입만 벌리면 왜, 왜, 소리를 그다지도 자주 하는고?”
# 6.
비서 : “저녁 해는 궁삼맞슴더. 그래서랄무네…….”
# 7.
노 : “쯧, 쯧, 쯧! 저건 생각하기에 따라 아침 해도 되는 것이여! 어서 가서 사진기사를 데리고 오더라고!”
# 8.
비서 : “걸작 사진이 나올 것임더. 각하 뒷모습은 쓸쓸하지 않고 기똥차게멋지심니더.”<돌아선다>
# 9.
노 : “자네, 내 귀를 즐겁게 해 주는 재주, 끝내 주는군 그래! 도사 급일세!”
# 10.
비서 : <히죽히죽 웃으면서> “다음 달에 지금보다 좀 큰 감투 씌워 주실 것임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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