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대표 소환조사 절차를 두고 민주당과 검찰이 예각으로 맞서 있다.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의 검찰수사 성토를 14일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재연했다. ‘검찰수뇌부와의 소환일정 재조율’, ‘인맥을 통한 수사로비’라는 주문이 공공연한가 하면 지금까지 반대당론으로 일관해온 ‘검찰총장 국회출석제’의 공론화 의향까지 내비쳤다. 시민단체 표현을 빌리면 ‘여권의 검찰 협박’이다.
우리는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검찰권에 대한 정치외압의 전형이라고 믿는다. 더욱이 돈과 관련한 부패혐의라면 그런 혐의를 감싸는 것부터 부도덕할 뿐 아니라 다른 치부를 가리기 위한 연막이라고 의심사기 쉽다는 사실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정 대표가 관련된 굿모닝시티 사건을 두고 피해자 3000여명, 피해금액도 3000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대형 경제비리로 보고 있다. 이 판단이 옳고그르고는 앞으로 수사와 기소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법부가 가를 몫이다. 정치권, 그것도 여당이 소환조사 이전단계에 미리 사건 성격을 재단할 일이 아닐 뿐더러, 그런 재단 시도 자체가 검찰권에 대한 외압밖에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검사에게 전화했다는 한마디로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땅에 떨어진다”는 표현으로 독립·중립검찰을 강조했다(3월9일, 검사와의 대화). 집권당이 검찰을 압박하는 것은 분명 자기모순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이 15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고하게 지켜줘야 할 여당이 수사결과가 마음에 안든다고 공격해선 안된다”고 했으랴. 민주당은 아무래도 아직 남은듯한 ‘수사 성역’에의 미련을 접고 돌아서 검찰의 법, 검찰의 원칙을 존중하기 바란다.
22389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