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에 고함.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固守를 며칠 전 당대표가 직접 주장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다음날인가,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북한 종이호랑이론’ 말 한마디에 모처럼 정한 당론이 홀라당 뒤집어져 땅을 등진 거북이마냥 버둥거리기만 할 뿐 판세를 바로 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뒤집어진 거북이를 노리는 천적들은 “웰빙당이 하는 일이 그럼 그렇지 별 수 있나” 해가며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대내외 모든 여론 또한 버둥거리는 한나라당의 모양새를 무척 사납게 쪼아댄다.
반면, 작금 현 정권이 벌이는 國事를 보면 국가이념이나 경제발전 등의 철학적 요소라곤 전혀 보이지 않고, 어느 날 느닷없이 툭툭 불거져 나오는 즉흥적이며 무계획적인 감성정치 일색으로 여지껏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2030이니 뭐니 해가며...
아무튼 이래저래 알아주는 사람 또한 없다보니 푸른 기와집 골방에서 좋아하는 책만 골라 편식을 하고, 그 책 내용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책 내용을 국가정책에 적극 반영하려니, 주변에 포진한 머리 짧은 참모들이야 도대체 뭐가 뭔지 헷갈릴 수밖에 더 있나?
그런데 뜻밖에도 우리나라를 제국주의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몰아 부쳐왔던 미운털박이 미국이 그로기 상태로 침몰 일보직전에 있던 현 정권의 손을 번쩍 들어주었으니 이거야말로 호박이 넝쿨 채 굴러들어 온 게다.
“우째 그리 고마울 수가...”
이에 황당해진 한나라당 입장이야말로 초상집에 불난 격... 한나라당은 애당초 문제의 본질인 돈문제, 즉 전작권 인수시 부담해야하는 6백70조원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이에 따른 당론을 정했어야 한다.
한편, 전여옥 최고의원 역시 그 방위비분담금이라는 돈문제를 가지고 세미나까지 개최해가며 본질을 제대로 밝히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의총에서도 이 부분을 심도있게 의논한 것으로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대주의 수구골통 소리가 나올 게 뻔한 그런 당론으로 몰고 갔냐 이 말이다.
미국을 잘 몰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현정권의 작전에 말려든 것일까? 국민들은 대다수 그리 보질 않는다. 그건 당론을 모은 게 아니고 구태의연, 자가당착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나라당의 당력부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박근혜 대표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에 편승, 뻑뻑한 바퀴에 윤활류 친 듯 제법 굴러갈 만하면 툭툭 불거져 나온 수중골프니 뭐니 하더니 어느 날인가 웰빙당이라는 조그마한 간판하나를 떠억 달고 이제는 아예 당명까지 바꾼 듯하다.
나는 정치와는 무관한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이다. 하지만 해방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국가 존폐의 갈림길처럼 여겨왔던 매우 중대한 전작권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 적어도 뭐가 우선 인지는 읽고 있다.
한번 생각해 보라. 해방 후 지금껏 미국이 한국에 주둔을 하면서 우리가 받은 혜택을...그 동안 북한이라는 주적과 대치하며 부담했어야할 천문학적 방위비 예산을 산업화에 투입,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고 더불어 정치발전과 사회민주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알만 한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현 정권이 원하는 대로 전작권을 인수한다면 미국은 그 거대한 방위비 예산을 우리나라에 쏟아 부을 명분이 자연스레 사라지고, 그 돈은 중동지역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점도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유사시 우리 국방력이 북한보다 훨씬 위라고 럼즈펠드가 치켜세웠지만 이면에 전작권 인수에 따른 미군철수의 공백지대에 미군이 부담해왔던 방위비용을 고스란히 우리가 부담해야하는 조건이 뒤에 도사리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뒤통수를 왜 얻어맞나?
가구당 5천만원, 전체 670조원...이 점만 가지고 따졌어도 사대주의 수구골통 웰빙당 등 무차별 공격에도 속수무책인... 이토록 모양새가 사납게 되지는 않았을 게다.
최근들어 공장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우리나라에 그 어마어마한 돈은 어떻게 만드나? 조폐공사에서 만원짜리 마구잡이 찍어 대봤자 수출없이 달러가 들어올 리 만무하다. 반도체, 자동차 이외에는 별 뾰쪽한 대안도 없이 이미 다 망가져버린 산업공단거리에 그나마 고래심줄처럼 근근이 버티고 있는 공장에는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들만 득시글거리고, 게임산업이니 바다이야기니 뭐니 하여 논두렁밭두렁까지 파고든 사행심 조장 도박산업이 최고인양 돈까지 대가며 키우더니... 이런 상황에서 무슨 경쟁력을 논하고 달러를 논하겠는가?
어쨌든 한나라당은 이 돈문제에 당론을 모았어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론을 다시 모아 우와좌왕하는 모습에서 속히 벗어나고 볼일이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방위비, 즉 돈이다.
정부여당은 이와 연계하여 작금 2030이라는 프로젝트를 내놓았는데 이 또한 돈문제다. 이 돈문제에 숨어있는 허구성에 대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물론 대안없는 무차별 공세는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라.
나는 평소 네티즌들에게 늘 이렇게 주장해 왔다. ‘선거는 감성에 호소하고 정치는 이성으로 해야 한다’ 고...
지난 대선에서는 대통령후보의 통기타 노래와 달구똥 같은 눈물 한방울로 젊은이들의 감성을 울리며 막판 뒤집기로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이후 이성적이어야 할 정치까지 감성적으로 하더니 오늘날 이 모양 이 꼴이 됐다. 이퇴계가 철저하게 理性을 국가통치의 근본으로 삼으려 했던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
자아! 별 볼일 없는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인 내가 한나라당에 대해 이정도 울분을 토할 정도면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한나라당...!
제발 理性을 찾고 냉정하게 잘 좀 하시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소.
-홍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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