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진실’ 재수사 하나 !!!!!!!!!!!!!!!!!!!!!!!!!!!!!!!!!!
[조선일보 이진동, 최경운 기자]
정몽헌 미스터리 재수사 될까?
정몽헌(鄭夢憲·사진) 전 현대 회장의 사망을 둘러싼 미스터리 보도(본보 19일자 1·8면)가 나가자 검찰과 현대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진상규명을 위한 재수사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대는 19일 공식적으로는 “언급할 게 없다”고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그러나 내부 핵심 관계자들은 ‘타살 가능성’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핵심 관계자들은 정 전 회장의 사망 이후 지금까지 “유서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검찰도 이날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 ‘검찰 관계자’를 수소문하는 등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재수사를 언급하기엔 섣부를 수 있으나, 만약 “사라진 유서 한 장이 있다”는 증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거나 없어진 유서가 발견될 경우 정 전 회장의 죽음에 ‘제3자’가 개입돼 있다는 유력한 증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 핵심 관계자들은 발견된 유서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로 유서의 내용이 당시 정 전 회장 주변의 정황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제기한다. 발견된 유서 4장 가운데 김윤규(金潤圭) 전 현대아산 사장에게 보내는 한 장의 유서 내용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대 핵심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김 전 사장을 상당히 신뢰하는 듯한 표현을 쓰고 모든 대북사업을 김 전 사장에게 맡기는 것처럼 적었지만 그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당시 김 전 사장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품고 있어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였다”면서 “그 무렵엔 정 전 회장이 김 전 사장을 호출하면 김 전 사장이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명예회장님(정주영 전 회장)께는 당신(김윤규 전 사장)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 모실 때 보면 저희는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모든 대북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길 만큼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상 당시 발견된 유서는 정 전 회장이 자의에 의해 쓴 게 아니라 누군가가 작성한 것을 정 전 회장이 베꼈을 것이라는 게 현대 핵심 관계자의 심증이다. “유서는 자살소동 각본에 따라 측근이 만들어 준 타이핑된 문서를 보고 정 전 회장이 베껴 쓴 것”이라는 검찰관계자의 증언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정 전 회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과 경찰이 자살로 결론 내린 데는 “타살 근거와 타살 정황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수사에도 미진한 점이 엿보인다. 우선 경찰은 “강력반 형사 6명이 사망 전날 행적을 샅샅이 조사했다”고 했지만, “타살 가능성이 크다”고 증언한 검찰 관계자와 정 전 회장이 만난 대목은 놓쳤다. 또 유서가 미리 작성됐을 가능성이 배제된 채 수사가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를 남긴 종이와 봉투 모두 회장실 밖 서랍 속에 있던, ‘현대’ 마크가 찍힌 종이와 봉투를 가져다 쓴 것으로 판단해 애초 그런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유서의 필체 감정만 하고 지문감식을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정 전 회장이 창틀에 매달려 있다 손을 놓은 것으로 추정했지만 정작 창틀에서 정 전 회장의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현장 조사를 한 경찰 관계자는 “쓸려 내려간 흔적만 나왔지 지문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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