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상생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 화산섬 제주도를 붉게 물들였던 한국 현대사의 최대비극인 제주4.3사건이 3일로 발생한 지 61주년을 맞는다.

좌우 이념 갈등이 촉발한 광풍 속에 도민 2만5천명에서 3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는 제주4.3사건은 반세기가 넘도록 굴곡의 역사로 이어져오다 2000년에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채택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대통령이 제주도민과 4.3사건으로 희생된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화해하고 상생하는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까스로 아물어가던 4.3사건의 상처는 지난해부터 일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사과 취소'나 '4.3진상보고서의 폐기'를 주장하는 등 그동안의 진상규명 성과를 부정하는 움직임이 다시 일면서 도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9일에는 `제주 4.3사건 역사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특별법이 인정한 희생자 1만3천여명 중 1천540여명은 남로당 간부이거나 폭동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사람들"이라며 "이들까지 희생자 명단에 포함한 결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제주도민들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한라산 자락에 조성된 제주4.3평화공원의 위령재단을 찾는 인사들의 방명록을 들여다보면 그 누구도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해법을 거스를 수 없음을 자명하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 주자이던 2007년 3월 4.3위령재단을 참배하며 '4.3영령님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제주4.3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어느 당이 집권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