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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낙선대상자
총선시민연대 낙선기준…´자의적 잣대´ 지적
2004-02-05 16:14:41

‘2004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1차 낙선 대상자 명단에 대해 정계와 시민단체들 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연대는 인물 선정에 대한 기준으로 부패, 비리정치인, 경선불복 및 철새정치인, 선거법 위반 정치인 등의 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드러난 명단과 사유는 다분히 ‘입맛’대로이며, 아전인수 격이라는 지적이다.

- 총선시민연대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반대자 명단을 발표했다.

△철새정치인? “‘우리’당으로 옮기면 예외야~!”

시민연대는 낙선 대상의 기준중 하나로 ‘철새정치인’을 강조하고, 김민석(민주), 김덕배(열린우리당) 의원 등을 선정했다. 그러나 작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이부영, 이우재, 김부겸, 김영춘, 안영근 의원은 이 명단에 빠져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단체로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으로 옮긴 의원들에 대해서도 역시 언급이 없다.

´철새정치인´이라는 사유로 낙천 대상자로 지목된 김민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적변경이 이유라면 열린우리당 의원 전체가 낙천.낙선 대상”이라며 “친노 편향이고 친 열린우리당적인 불공정 잣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 강성구의원은 “열린우리당의 경우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고, 민주당 이용삼 의원 측은 “열린우리당 간 사람들은 분당을 해서 뺐다고 했는데, 그 사람들은 분당이 아니라 탈당계를 냈다”면서 “우리가 열린우리당 갔으면 이렇게 했겠나”라며 총선시민연대의 편향적 시각을 꼬집었다.

△“우리코드 아니면 나가있어~!”

시민연대는 낙선 명단에 이경재(한나라) 의원을 선정한 이유로 “주사파들이 인수위에 대거 참여했다”, “일부 반미세력들이 순진한 젊은이들을 촛불시위에 동원… 적화통일까지 이룩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노렸음직하다”는 발언을 들었다. 또 이원창(한나라) 의원에 대해서는 이 의원이 “이적단체인 한총련 일부와 6.25 당시 장기복역을 했던 불순세력이 노무현 고문 지원세력에 포함돼 있다는 제보가 있다. 이들이 선거운동을 가장해 사회주의 노선을 전파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며 그 사유를 제시했다. 그밖에 “노무현 정권은 조선노동당 2중대 1소대 정권이 될 것”, “친북 정권” 등의 ‘색깔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김용갑(한나라) 의원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김용갑 의원은 “이것은 소위 낙천.낙선운동 전개 단체들이 스스로 친북좌파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최명헌(민주) 의원은 “자기네들하고 코드 안 맞는다고 집어넣은 것이다. 코드 안 맞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감히 우리 대통령님을 씹어?

낙천 명단에 오른 의원들의 세부적 사유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발언도 제시됐다. 이상배(한나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에 대해 ‘등신외교’라고 비하한 것, 또 김만제(한나라) 의원이 “DJ 가신 중 몇몇은 목포 앞바다에 빠질 각오를 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의 사회복지, 건보통합, 주5일제 등의 정책이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한 것 등이 총선시민연대의 낙천 이유 중 하나다.

그밖에 하순봉(한나라) 의원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후보가 가진 통찰력과 리더십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데 대해 이는 명문학교, 가문 출신 대통령론 주장한 것이라며 낙선사유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이디가 ‘cdooh’인 네티즌은 “이 사람들의 잣대는 도대체 일관성이 없다”며 “열린 우리당에 간 철새들은 철새가 아니고, 불법자금으로 경선 치른 열린우리당은 왜 제외 시켰는가? 속 보인다”고 지적했고, 김명호씨는 “이 나라 교육을 완벽하게 말아먹은 이해찬은 왜 낙천대상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 ‘lheartclara’는 “투표권은 신성한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행사”라며 “어디다 대고 감히 감놔라 배놔라인가? 시건방지기 짝이 없다. 너희들 조종세력부터 밝혀라”고 비판했다. 또 홍동표씨는 “유권자 위에 유권자 없고 유권자 밑에 유권자 없다”며 “유권자위에 군림하려하는 모든 행위를 단호히 거부한다.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는 것 외에 함부로 타인의 행동을 재단할 필요가 과연 있나”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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