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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李대통령 실명 거론하며 맹비난

김상협기자 [email protected]

북한 노동신문은 1일 이명박 대통령을 ‘이명박 역도’‘매국역적’이라고 부르면서 “지금처럼 북남선언들과 합의들을 짓밟고 외세에 추종하면서 대결의 길로 나간다면 우리도 대응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면서 비난한 것은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은 또 이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 구상’을 골자로 한 실용주의 대북정책에 대해 “반동적 실용주의를 내세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부정하고 이행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개성공단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남북경협사무소) 남측 당국자 추방을 시작으로 연일 강화하고 있는 대남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당분간 남북관계는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이날 방한과 맞물리면서 북핵 협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아직 북쪽의 정확한 의도가 파악되지 않았다. 상황과 맥락을 지켜본 뒤 오늘중 입장이 정리되고 필요할 경우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아직 북측이 왜 (이같은 논평의 글을) 발표했는지 그 의도와 맥락에 대해 정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뭐하나를 발표했다고 호들갑을 떨며 화들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겠다”며 “정부는 로키(low key)로 침착하고 실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주재로 외교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대응방향을 논의한다.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은 것은 파멸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원 글’에서 “이명박의 집권으로 하여 북남관계의 앞길에는 험난한 가시밭이 조성되었으며 그것은 조선반도와 그 주변 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노동신문은 이 대통령에 대해 “유신 파쇼독재 정권 때부터 기업이나 하다가 한나라당에서 서울시장을 한 보수 정상배”라고 비판한 뒤 “한·미관계 우선이니 북핵문제 완전해결이니, 실용주의니 하는 궤변들을 내들고 6·15 이후 북남 사이에 이룩된 모든 것을 뒤집어엎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특히 새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 구상에 대해 “핵 완전포기와 개방을 북남관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황당무계하고 주제넘은 넋두리이자 반통일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새 정부의 ‘10년내 북한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사탕발림의 얼림수로 우리의 존엄을 흥정해보려는 것이자,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우롱”이라고 반발했다. 북한은 그러나 남북교류와 관련, “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한 신성한 사업”이라고 평가, 일정 정도 수위를 조절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신문은 이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발전시키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룩하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협·신보영기자 [email protected] 658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