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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밀실공천=개판공천” 독설 연발

한나라 공천="이명박 기획, 이재오 연출, 이방호 주연의 3류 드라마"

허우 올인코리아 기자

원래 공천은 말이 많지만, 이번 총선의 공천에는 더 말이 많은 듯하다. 한나라당의 불공정 공천을 비난하면서 탈당했던 김무성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공천비난 발언들이 현재 공천전쟁의 이전투구적 상태를 가장 잘 묘사하는 어록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의 좌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은 16일 "한나라당은 이명박 기획, 이재오 감독, 이방호 주연의 밀실공천으로 3류 드라마를 찍고 있다. 이것은 개혁공천이 아니라 개판공천이다"라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나라당 실세들에 대한 김무성 의원의 이러한 독설은 현재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가장 잘 압축한 말이 아닌가 평가된다. 이재오-이망호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밀실공천에 국민들의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원과 지지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이 당권을 잡는 데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박근혜를 핍박하고, 김무성을 축출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명박, 이재오, 이방호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금의 당 실세처럼 자기 계보 챙겼다면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있을 수 있었겠느냐. (경선)패자는 아름다운 승복을 하고, 화합에 앞장섰는데 승자는 동지의 등에 배신의 칼질을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권력 실세들을 겨냥하여 독설을 퍼부었다. "몇명이 떨어져 나간다고 한나라당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이방호 사무총장의 작심에 대조되어, 김무성 의원은 저주에 가까운 혹평과 독설을 연일 퍼붓고 있다.

그는 또 "아프리카 정글에서나 벌어질 법한 승자독식이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전리품 챙기듯이 공천장을 나눠주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과 이재오 의원의 대국민 사과 및 정계은퇴, 강재섭 대표의 석고대죄를 촉구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악법도 법'이라며 당내에서 싸우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서울경기지역의 공천에서 자기 계파 챙기기에 큰 손실을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표가 경상도 몇몇 지역에서 자기 편을 잃었다고 크게 분노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대의명분보다는 정글의 법칙에 친화적인 행동패턴을 지금까지 보여준 박근혜는 이번 공천파동에서도 한나라당에 잔유하는 타산적 실리를 택할 것 같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은 무소속 연대에 대해 "영남은 무소속 출마를 거의 굳혀가고, 비경상도지역은 친박신당을 만들자는 요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마지막 조율을 거쳐 늦어도 내일 오전 중으로는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김무성은 결코 이대로 죽지 않고, 4월 9일 감격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간신배들을 몰아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밀실공천이 몰고온 후폭풍이 이번 총선에서 미풍이 될지 아니면 태풍이 될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밑바닥 민심으로 봐서, 한나라당 탈당자들이 뭉쳐서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념적으로나 세력적으로 헷갈리는 모습을 보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장악이 많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정당은 계파에 의해서 형성되고 운영되며, 특히 공천은 계파 간의 안배가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인데, 너무 무리한 승자독식이 한나라당의 공천에 무리수로 작동되고 있는 듯하다. 경선에서 승복한 계파를 총선의 공천과정에서 싹쓸이 하는 것은 보기에 매우 흉하게 비쳐질 수 있다. 승복한 계파가 부당하게 숙정된다는 관례가 이번에 또 확인되면, 앞으로 어느 누가 경선이나 공천에 승복하겠는가? 옹졸하고 편협한 한나라당의 실세들은 패자에 대한 전략적인 배려를 하여 더 큰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못 가진 것 같다.

민주주의 정치는 적대적 의존관계를 인정해야 잘 굴러가는데, 한국에서 아직도 정적을 말살시키는 충동에 사로잡힌 독재적 정치꾼들이 많다. '정적을 다 말살하면, 자신도 죽는다'는 사실을 권력욕에 찌든 한국의 정치꾼들이 명심할까? 동지도 이용가치가 없으면 '토사구팽'하는 사리사욕에 가득찬 정치꾼들이 어떻게 경쟁상대를 보살필 배려와 지혜를 가질 수 있겠는가? 오비맥주가 크라운맥주의 판매지분을 40% 이하의 선에서 유지시켜준 상업전략은 정치권에도 유효하다. '정적을 다 죽이면, 자신도 죽는다'는 진리를 몸으로 증명시켜줄 한나라당의 운명은 결국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국민들이 권력자를 선택하는 민주주의가 이래서 좋은 모양이다. [허우 올인코리아 기자: [email protected]] 656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