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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日의 위안부결의안 저지 도와"<美誌>

"日, 결의안저지 위해 거물로비스트에 월 6만달러 지급"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일본은 미 의회에서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거물급 로비스트를 고용,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미 행정부 및 공화당 지도부가 종군위안부 만행을 은폐하려는 일본의 기도를 돕고 있다고 미국의 권위있는 잡지가 7일 보도했다.

`하퍼스 매거진' 인터넷판(www.harpers.org)은 이날 `싸늘한 위안(Cold Comfort):일본 로비가 2차대전 성노예 결의안 막아'라는 기사에서 공화당 지도부 출신으로 현 지도부와 깊은 유대 관계를 갖고 있는, 거물 로비스트인 밥 미셸 전의원이 결의안 의회 통과를 저지하려는 일본을 적극 돕고 있다고 밝혔다.

잡지는 7년전부터 미국내 한인들과 인권.종교단체 등이 2차대전 당시 종군위안부 책임을 인정하도록 일본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미 의회에 제출하고 통과를 위해 노력해온 점을 소개하고 그러나 일본은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로비를 펼쳐왔으며 부시 행정부가 이 같은 일본의 시도를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및 동북아문제 연구센터 `아시아정책포인트'의 민디 코틀러(여) 국장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북아의 보루로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무역분쟁이든, 종군위안부 책임이든 일본이 골칫거리로 규정한 문제는 동맹을 위해 회피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레인 에번스(민주.일리노이주), 크리스토퍼 스미스(공화.뉴저지주) 의원이 종군위안부 결의안을 공동 발의한 뒤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서명에 가세하자 위기감을 느낀 일본 정부는 워싱턴의 톱 로비스트이자 38년간 공화당 하원 의원을 지낸 거물인 밥 미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본 정부는 미셸의 회사에 종군위안부와 미군포로 학대행위 및 강제노역 등 2차대전과 관련된 역사문제에 대한 로비 대가로 매월 6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는 것.

잡지에 따르면 미셸은 5월말 위안부 결의안 주무상임위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을 만나 6월말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위안부 결의안 통과가 미일동맹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임을 상기시킨 뒤 위안부 문제가 60여년전 발생한 과거사임을 강조, 안건으로 상정하지 말도록 했다.

이로 인해 당초 5월로 예상됐던 위안부결의안의 국제관계위 상정.심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9월 회기들어 하이드 위원장이 위안부 결의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 비록 일부 내용이 당초보다 완화되긴 했으나 지난 9월13일 하원 국제관계위에서 결의안이 처음으로 상정,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잡지는 지난 8월 하이드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큰 감동을 받았고, 2차대전 참전세대로서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에 격분, 위안부결의안을 상정키로 결심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결의안은 지난 달 29일 중간선거를 위해 하원이 휴회에 들어갈 때까지 하원 전체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아 하원 통과 여부가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지난 달 22일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크 혼다 의원 등 25명의 결의안 서명 의원들이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이를 처리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결의안 상정 여부를 좌우하는 두 핵심인물인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 의장과 존 뵈너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와 관련, 잡지는 부시 행정부와 로비스트 미셸, 다른 일본계 로비스트들이 뵈너 원내대표와 해스터트 하원의장 사무실에 로비를 하기 위해 갔었다고 미 의회에 소문이 자자하다고 주장,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에 밀려 하원 전체회의 결의안 상정이 무산됐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특히 퇴임후 일본대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스터트 의장은 분명하게 위안부 결의안에 불만을 표했었다고 잡지는 밝혔다.

잡지는 "중간선거를 마친 뒤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위안부 결의안을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하는 조치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아직 한가닥 희망이 남아있음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일본이 또다시 의회에서 승리할 것 같아 보인다"며 결의안 통과를 어둡게 전망했다.

`하퍼스 매거진'은 지난 1850년부터 미국에서 발행돼온 역사 깊고 권위있는 잡지로, 문학.정치.문화.예술 등을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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