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趙己淑) 청와대 홍보수석이 2일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일부 아시아 정치지도자들이 과거 역사에 얽매여 국가간의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언급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 향해 신문 사설 형식을 빌려 맹공을 퍼부었다.
조 수석은 이날 개인 블로그에 신문 사설을 패러디한 '이명박 시장의 다보스 망언' 글을 통해 "이 시장이 또 망언을 했다"며 "이는 일본의 야스쿠니 참배를 정당화해주고 한국과 중국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도매금으로 매도,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언동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그는 "'일본 수상이 야스쿠니 참배를 중단하지 않는 한 회담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인 여론을 감안할 때 이 시장의 발언은 국민을 모독했고 큰 상처를 안겼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 시장의 지난 2004년 '하나님께 서울 봉헌' 발언, 지난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대한 "군대라도 동원해서 막고 싶은 심정" 발언 등과 함께 "광주 망월동 묘지 참배시에는 목젖이 다 보이도록 박장대소를 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역사의식이 천박해 한 국가의 지도자로 성장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며 "외국에 나가 국민 모독을 서슴지 않는 이 시장의 존재야말로 과거회귀적 한나라당의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 아니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조 수석의 '비난'은 이 시장만을 향한게 아니라, 특정 언론도 대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패러디 사설을 '동아일보 2월2일자 사설'이라는 부제를 붙이고는 "물론 동아일보의 사설이 아니다"며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IMF(국제통화기금) 학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저의 강연내용을 '워싱턴 망언'이라고 비난했던 사설을 패러디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아일보가 위와 같은 글을 쓰는 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제가 주목하는 것은 권력에 대한 견제, 정론지를 부르짖는 동아일보가 번번이 문제가 된 이 시장의 발언에 왜 그렇게 너그러운가 하는 점"이라고 밝히고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이 시장은 이미 견제가 필요한 실제 권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 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글의 목적은 이명박 시장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부 언론의 이중적 잣대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이 참여정부를 공격할 때 이처럼 천박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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