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중대선거구-버림받은 정치의 시작이다. 작성자 전여옥
한나라당 동지 여러분-
안녕하세요?
노무현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선거구제 개편을 이야기 합니다.
그 가운데 중대선거구를 이야기하면서
이것이 마치 지역구도 만병통치약인양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제도는 그러고보니
대학입시제도까지는 안되도
그에 못잖게 자주 바뀌고 있습니다.
바꾸는 것이 능사가 아니지요-
사실 대입제도도 그냥 한 제도를
계속 밀고 나갔으면 우리가 뭔가
'답'을 얻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저는 항상 해왔습니다.
선거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도 탓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l니다.
정권의 입맛대로 대통령의 속뜻대로
선거구제가 대중소로 왔다갔다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입니다.
저는 일본에 있는 동안
중대선거구의 폐해를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일단 중대선거구가 되면
'편안한 2등' 즉 동반당선되는 차점자가 있지요.
그래서 일본의 사회당은
말그대로 '이중대'라는 모욕을 받으면서
2등에 안주한 채 국민세금을 축냈습니다.
사회당의 몰락을 보면서
역시 정치는 목숨을 거는 자.
최후의 1인이 될 각오가 있는 자의 것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게다가 이 중대선거구는 '부패의 온상'이었습니다.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사람이 당선되니
조직과 돈의 세몰이가 최대변수였습니다.
그래서 파벌정치, 보스정치가 판을 쳤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겁내지 않고 오로지 보스만을 두려워했습니다.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정치가
시작될 것입니다.
결국 국민의 뜻 없이도
요행스럽게, 선거의 마술, 조직의 편법으로
당선되니 국회의원들도 국민이 안중이 없지만
국민쪽에서도 국회의원이 안중에 없었습니다.
제가 일본에 있을때 취재를 가서
해당지역구 주민에게
'아무개의원을 아십니까?'하고 물으면
예외없이 똑같은 답이 되돌아 왔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누군데요?'라고 말입니다.
국민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정치'였던 셈입니다.
많은 일본사람이 한국을 부러워합니다.
한국정치는 대국민 서비스가 확실하다고 말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기쁨이 있고
누군지 확실히 아는 국회의원을 별렀다
내손으로 떨어뜨리는 쾌감이 있다고 말입니다.
중대선거구를 하던 일본은
정치개혁을 통해 소선구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거꾸로 가나요?
그들만의 리그, 노무현대통령만의 잔치,
열린우리당만의 판을 위해서인가
묻고 싶습니다.
국민에게 바판받는 정치보다
더 슬프고 위험한 것은
바로 '잊혀진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9월 5일
전여옥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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