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경찰이 두렵단다. [2005-08-18 ]
“16일 오후, 북한민주화운동본부에서 북한 노동당 비서 김기남과 대남공작 총책 임동옥이 묵고 있는 서울 허커힐호텔에서 (당신들이야 말로)김정일정권 편에만 서지 말고 북한인민의 편에 서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1인)를 벌이려고 하였으나 3명 모두가 경찰에 강제 연행되었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이하 본부)의 박상학 사무국장이 자유북한방송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계속해서 그는 “평화적 1인 시위는 관계당국과 사전승인 없이 국민들 누구나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고 쓰고 있다.
박씨가 말하는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8. 15 행사가 남북이 한데 어울려 광복 60돌을 기념하는 것은 좋으나 노동당 비서와 함께 대남공작 총책으로 알려져 있는 임동옥과 같은 사람이 지난날 대남활동에 대한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이 서울로 입성하는 것은 눈뜨고 못 보아 주겠다는 것이 본부 내 탈북자들의 의견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본부의 대표 및 임원진에서 토의한 끝에 김기남 등이 묵고 있는 워커힐 호텔로 찾아가 침묵시위를 벌이자고 했다는 것.
▲"돌아버린 한반도" (지난 1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통일축구'경기 중)
따라서 본부는 강남경찰서 담당 형사와 정보계에 토의된 내용을 전하고 협조를 요구했으나 생뚱맞게도 경찰 측에서는 시종일관 박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을 감시, 추적해 오다가 워커힐호텔로 가는 도중인 올림픽대교 북단에서 차량을 막았다는 것, 차량을 정지시킨 경찰에게 무슨 일인가고 묻자 강남경찰서에서 연락이 왔기에 “당신들의 차량을 세운 것”이라고 이유를 댔다고 한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미행 감시하고, 영장도 없이 차를 세울 수 있는가, 경찰이라지만 이건 너무한다. 길 한가운데서 오도 가도 못하게 차를 막으면 어떻게 하는가” 고 따지며 박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은 워커힐호텔근처까지 차를 몰아갔다는 것, 그러나 호텔근처에 도착하자 수십 명의 사복경찰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더 이상의 진출을 막았다고 한다.
“우리는 김정일의 하수인들에게 인민의 편에 서라는 탈북자들의 뜻을 전하려 한다, 잘못된 일을 하려 가는 것이 아니니 제발 우리의 진로를 막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다 시피 하던 탈북자 박광일, 박영학, 박상학씨등은 끝내 경찰에 연행되어 동부경찰서 구류장에 억류, 온밤 수갑을 차고 있다가 이튿날 아침 8시경에 풀려나게 됐다는 것이 전해진 사건의 전말이다.
경찰의 주장으로는 박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이 폭력을 행사해 억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나 “누가 경찰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를 수 있겠는가”가 탈북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애초부터 경찰은 8.15행사와 관련하여 단체장들을 비롯한 일부 탈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왔다. 전화로, 혹은 기자가 직접 만나본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년에 한번 정도 볼까 말까싶던 담당 경찰관들이 집으로 찾아와 명절기간을 함께 보내는가 하면 소일거리까지 통제하고 행선지를 파악하고 다녔다고 한다.
지난 장관급회담 때와 북에 가서 김정일이 좋아할 듯 싶은 노래를 골라 부르고 온 유홍준 문화재청장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본부의 탈북자들, 창립초기부터 북한의민주화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던 그들을 경찰이 그냥둘리 없었다는 것이 사태를 바라보는 탈북자들의 시각이다.
그러한 탈북자들이 김기남과 임동옥이 묵고 있는 워커힐호텔로 향하자 길을 막아선 대한민국의 경찰. 밀치고 닥치는 과정에 약간의 불상사가 발생하자 이를 빌미로 단 세 명의 탈북자들을 수십 명의 경찰이 훌러덩 들어서 이른바 닭장차라고 하는 경찰차에 실어 버린 것이다.
이미 식상해 진 이야기지만 해도 너무한다! 김정일의 눈치가 그렇게 보이고, 절대다수 북한인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연출되는 “8.15행사”가 그리 귀중해서 경찰이 얻어 맞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만들어가며 “죄 없는” “죄인들”을 끌어가는가!
최근 들어 항간에서 “애꿎은 경찰”이라는 말도 돌고 있지만 북에서나 듣던 “허수아비 경찰”이라는 말이 상기되어 입안이 씁쓸해 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토록 경찰을 제정신 없게 만들어 버린 청와대에 자유북한방송은 탈북자들의 대변지로서 엄중 항의한다.
김정일이 있으면 2천 3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는다.
김정일 정권만 타도되면 민족의 장래가 밝아진다.
세상에 유래 없는 독재체제 하에서 굶주리고 고통 받는 북한민중을 위해 공조해야지 독재체제를 연장시키는 김정일과의 공조를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더 이상 김정일에게 놀아나는 “우리민족끼리의 공조”로 애매한 경찰과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
2005년 8월 18일 자유북한방송
170168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