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꽃샘추위에 주목하였는데, 기나긴 늦겨울에도 살아남은 것을 보니 김정일의 운세가 세긴 센가 보다.

그런데, 항상 동전의 앞면만 나오라는 법이 있는가.

이번 천안함 사건의 증거 앞에 북한의 박림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국적 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을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딴에는 정면 반박했다.

“천안함 사건은 한국에 의해 날조된 것이며, 이는 언제라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우리에게는 연어급 잠수정이요, 무슨 상어급 잠수정이 없고, 130t짜리 잠수정도 없다”, “130t짜리 잠수정이 1.7t짜리 중어뢰를 싣고 해군기지에서 떠나 공해를 돌아서 ㄷ자형으로 와서 그 배를 침몰하고 또 다시 돌아간다는게 군사상식으로 이해가 가느냐”고 떠벌이면서, 국방부가 제시한 북한 어뢰 관련 소책자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뢰를 수출하면서 그런 소책자를 준게 없다”며 “세상에 어뢰를 수출하면서 그 어뢰의 설계도까지 붙여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며 반박하였고, 어뢰에 쓰인 ‘1번’글자에 대해서도 “우리는 무장장비에 번호를 매길 때 기계로 새긴다”며 우는 표정으로 반박하였으나, 애석하게도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개성공단도 그렇다.

금강산 관광지구처럼 몰수하려다가 마지막 카드로 쓰려고 만지작거리는데, 천안함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개성공단 관계자 추방”을 주장했다가, 인질위협을 감안하여 우리가 인력을 빼려고 했더니 북한의 개성총국은 “개성공단 걱정마라”며 남측 기업의 철수를 만류하면서 오히려 북한인력 300명을 증원하였다고 한다.

이는 지금 북한의 수뇌부가 방향을 잃어 위아래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채널별로 엇박자를 보이는 것이다.

또한 개성공단을 실질적으로 평양이 장악하기에는 이미 다른 정황이 굳어져 버렸다는 거다.

게선공단 근로자 4만 명이 실업자가 되어도 새로이 배치할 곳이 없고, 그들에 의한 남한 실정 전파를 막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평양이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평양에 있는 척 방송하면서 삼지연으로 피신했다가 백두산으로 피신하는 식으로 김정일이 우왕좌왕하니까 실무진과 평양의 의견이 일관성을 가질 수 없는 데서 발생한 혼선인 것이다.

보라,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보도된 이후 김정일이 보도에서 사라지는 식으로 은둔해버린 지금, 천안함 증거를 반박하다가 오히려 북한 정권에 망신만 입힌 북한 국방위 박림수 정책국장과 추방하겠다던 남측 기업의 철수를 만류하면서 북한인력 300명을 증원한 개성총국 책임자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박림수 정책국장이 군부를 대표한 만한 지위에 있는 자가 아니라는 데서 책임 떠맡길 희생양으로 보이지 않는가.

개성총국 책임자가 보인 평양과의 엇박자도 잘 되면 겨우 목숨 유지하고 여차하면 희생양 될 처지가 아닐까?

그들의 머릿속엔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총살당한 “박남기” 같은 희생양 신세가 떠오르지 않을까?

게다가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연어급 잠수정을 파견한 정찰총국장의 심경도 비슷하게 보이지 않는가?

국제사회에서 전방위로 망신당하는 지경에 혼자만 북-중 국경 근처로 숨어버린 김정일에 대한 감정은 또 어떨까?

일이 그르치면 명령을 수행한 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혼자만 살겠다고 숨는 지배자?

이젠 부하들도 눈치가 따로 돌아가는 것 못 느끼는가? 그들이 누구 말을 들어야 산다고 생각할까?

정일아, 이젠 네 주변에서 네놈을 두고 계산하기에 이르렀다. 알겠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