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친기업’적인 애국단체에게는 땡전 한 푼 기부 안 한다.

왜 그럴까? 우리도 좌익처럼 절 받으며 돈버는 법은 없을까?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라.

소련군이 그냥 지나가면 사람들은 감사를 표시하며 절했다.

뺏어가던 자들이 안 뺏어 갔기 때문이다.

반면, 미군이 그냥 지나갔더니 사람들은 원망을 표시하며 욕했다.

주고가던 자들이 안 주고 갔기 때문이다.

또 반소(反蘇)를 내건 무모한(?) 국가는 없었다.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한 수 더 떠 소련을 먼 동경의 대상으로 표현하며 머리에 든 척하는 이는 많았다.

반면 반미(反美)를 내건 용감한(?) 국가는 많았다. 밑져도 본전인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는 저주와 증오를 퍼부어 출세하는데 써먹기도 한다.

무서운 선생님이 칭찬하며 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엄청나게 잘 따른다.

그러나 평소에 애들과 같이 장난쳐주던 선생님이 매를 들면 그 반대의 경우가 된다.

병 주고 약 주면 고맙지만, 약 주고 병 주면 안 된다. 울던 사람을 웃겨야지, 웃는 사람을 울리면 안 된다.

그만큼 처음부터 선했던 사람에게 남은 변화는 원망 받을 일 밖에 없다는 거다.

그럼 재벌과 관련된 쪽으로 알아보자.

원래 박정희 대통령도 친기업정서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도 5.16 혁명 직후에 재벌들을 전부 처단하려 하였다.

그게 무서워서 70년대에 기업들이 국가건설에 총력으로 매진하였던 것이다.

절대로 우리의 경제발전이 기업가의 개척정신 때문임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나 재벌은 그 속성상 제 이익을 보존하고자 반역자에게까지도 협력(?)할 수 있는 자들이다.

경영일선에서 퇴진 당했다가 무슨 큰 변혁이라도 되는 양 은근슬쩍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의 경우를 보라.

이건희가 직무정지된 강원도지사 당선자 이광재를 승지원에 초대하여 밀담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그럼, 왜 멀쩡히 직무수행중인 행정부지사 놔두고 직무정지된 이광재를 부르나.

6.2 지방선거 결과 이후 2012 대선의 판도를 짐작하여 사전에 보험 들어두려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말인데, 재벌을 적대하지 않으면 우익은 남 좋은 일에 희생되고 바보 취급 받음을 알아야 한다.

즉, 괜히 혼자 짝사랑하는 식의 “친기업 정서”는 스스로 상처받게 만드는 노예근성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은혜보다 공포에 더 민감한 법이다.

그래서 재벌들은 ‘반기업 정서’를 가진 자들에게 안달하며 감사하는 작태를 벌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기업정서’는 ‘반기업정서’에 비하여 재벌들에게 아예 관심 받지 못함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익도 좌익처럼, 아니 좌익보다 더 재벌들이 고마움(?)을 간절히(?) 느끼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익은 이런 냉엄한 논리를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