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특검법 통과 직후 4당 총무 만나
盧 "국회가 택일 잘해"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오후 한나라당 홍사덕.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 자민련 김학원 총무를 청와대로 초청해 특검법과 이라크 파병.정기국회 등 정국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검법안이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공조로 국회를 통과한 직후라 뼈있는 인사말이 오갔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기 중이던 洪총무와 鄭총무를 보자 "한번 공조가 시작됐으니 영원히 계속되는 것 아니냐"며 비아냥조의 인사를 했다. 특히 공조를 한 3당 총무가 동시에 들어오자 柳수석은 "청와대에도 공조해 오고…"라고도 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의총 참석 때문에 30여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盧대통령은 洪총무에게 "TV로는 자주 봤는데 오랜만입니다"라고, 鄭총무와 金총무에겐 "어서오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盧대통령은 이어 洪총무에게 "국회에서 특검법을 통과하는 것과 우리가 만나는 약속 중 어느 쪽이 먼저 잡혔느냐"고 물었고 洪총무는 "오늘 회동 약속이 먼저"라고 답했다. 盧대통령은 그러자 "우리가 택일을 잘못한 게 아니라 국회가 택일을 잘했네요"라고 가시 돋친 조크를 했다.
창 밖을 보던 洪총무가 "가을이 깊네요. 서민의 시름도 깊고…"라고 하자 盧대통령은 "다 걱정이 많지요. 정치 걱정도 많고요"라고 응수를 했다. 추후 도착한 김근태 원내대표는 "여기 다른 당들은 의총이 간단한데 우리 당은 복잡해 불가피하게 늦었다"며 "3당이 연합해 예산집행 감사청구권을 발의했는데 입장이 다른 우리는 반대 표결을 해야 해 자리를 뜰 수 없었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 3대 특별법과 함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의 조속한 처리와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국 상황이 워낙 어수선해 뚜렷한 합의는 이뤄내지 못했다.
최훈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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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0 18:22 입력 / 2003.11.10 18: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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