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가까이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과 관련, 시진핑을 제외하고 새로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중국 공산당 내에 돌고 있다고 홍콩의 타블로이드지인 빈과일보가 11일 보도했다. 이 밖에도 시진핑이 이례적으로 국빈과의 회담까지 잇따라 취소하고 종적을 감춘 것에 대해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베이징 정가에선 시진핑 대신 리커창 부총리가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어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고, 총리직엔 왕치산 부총리가 오른다는 내용의 ‘플랜B’설이 돌고 있다. 이전까진 시진핑이 후진타오의 뒤를 잇고 리커창이 총리직을 맡는 구도가 그려졌지만, 시진핑의 공백이 길어지자 이 같은 소문이 도는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또 ‘시진핑이 중풍 또는 정신질환 등 중병을 앓고 있다’는 설과 ‘시진핑이 지도부 내 권력투쟁을 견디지 못해 사직했다’는 설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진핑의 행방이 좀처럼 알려지지 않자 여러 매체에선 ‘시진핑 의혹’을 다룬 기사가 실렸다.

시진핑은 5일 예정됐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6일 예정됐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10일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연달아 취소했다. 중국에서 정부 인사가 해외 국빈과의 회담을 취소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시진핑은 7일 중앙군사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중앙군사위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총괄하는 ‘핵심권력기구’다. 그러나 10일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으면 그때 알려주겠다”며 모호하게 답변했다.

이후 세계 여러 매체는 제각각 시진핑의 행방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내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이 허리를 다쳤다”고 보도했고 미국에 본부를 둔 ‘보쉰’은 “시진핑이 타고 있던 차를 누군가가 들이받았는데, 배후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이 21일 중국 광시성 난닝에서 열리는 ‘제9회 중국-아세안 엑스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행사도 시진핑이 불참할지에 세계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