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개조해 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소행성을 파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미국의 CNN 방송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의 최고위급 연구원 사비트 사이트가라예프는 지난 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는 ICBM을 이용해 직경 20∼50ｍ 이하의 작은 소행성을 겨냥할 것을 보인다. 이런 작은 소행성은 상당히 피해를 주지만 지구에 도달하기 불과 2~3시간 전에야 발견할 수 있고, 때론 전혀 탐지되지 않는다.
실제 지난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20m크기의 소행성이 공중에서 폭발해 빌딩 유리창이 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지만 전 세계의 우주 관측 기관들은 이 소행성의 접근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당시 폭발력은 TNT 30만t 수준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소행성 관측을 총괄하는 제이슨 케슬러는 "불행히도 크기 30ｍ 이하의 소행성은 대략 1% 정도만 알고 있다"며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소행성이 우주에는 엄청나게 많다"고 밝혔다. NASA 는 공룡을 멸종시켰다고 추정되는 직경 1km 이상의 소행성은 약 95%는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위성 발사나 우주 왕복에 사용되는 로켓과 달리 ICBM은 군사용으로 만들어져 발견 즉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그러나 소행성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ICBM의 목표 조준 시스템을 대폭 개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트가라예프 연구원은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사일 개량에는 많은 시간과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2036년 지구에 근접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355야드(약 324ｍ) 크기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를 상대로 새 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우주강국인 미국은 소행성 파괴를 위해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NASA 의 ‘딥 임팩트’ 임무에 참여했던 헨리 멜로시 미국 퍼듀대학 천체물리학 교수는 러시아의 이 전략에 대해 "방향이 틀렸고, 위험할 수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소행성의 방향을 바꿀 더 안전한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행성에 로켓을 발사해 궤도에서 이탈시키는 '운동굴절'이나 우주선의 중력장을 이용해 소행성이 궤도를 벗어나게 하는 ‘중력 견인’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멜로시 교수는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한 소행성을 포착해 지구와 충돌할 시간과 위치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시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 등 2개 핵무기 연구 기관이 대형 소행성에 맞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폴 밀러는 "NASA와 함께 운동 충격기, 핵폭발 등을 포함한 궤도 굴절 기술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ICBM을 우주용으로 개량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NASA는 또 로봇을 소행성에 착륙시켜 궤도를 바꿈으로써 소행성을 달 주변을 공전하는 궤도로 보내는 ‘소행성 재전송 작전’을 연구 중이다. 소행성 연구가 주요 목적인 이 임무는 2020년대에 준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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