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왜? 노정권은 북핵보유 가능성 부인할까"
데일리안 인터뷰 ´북핵 보유 선언´정부 대응에 통렬한 비판
"북을 감싸는 노 정권의 자세가 사태 악화 근본 원인"
2005-02-15 18:00:52
◇ 자민련 이인제 의원이 15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핫이슈인 ´북 핵보유 선언´과 관련해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 2005 데일리안 구민회
“놀라운 일은 김대중 정권에 이어 노무현 정권까지 앞장서서 북의 핵 보유 가능성을 줄기차게 부인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15일 데일리안과 만난 자민련의 이인제 의원은 새해 들어 당면 최대이슈로 돌출한 ‘북 핵보유 선언’을 둘러싼 노무현 정권의 대응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이 의원은 북한이 핵 보유를 공식화한 지난 10일을 적시, "이 날은 분명 우리 민족이 분단과 통일의 역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기로에 서 있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개탄하는 것으로 노 정권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북이 발을 뺄 수 있겠나" 북핵보유선언 ´협상전략´해석 일축
이 의원은 특히 북 핵보유 선언에 대해 정부 각료들이 “선언이 아니라 주장의 성격” “6자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전술” 등으로 ´격하´하고 있는 데 대해 “왜 그럴까”라며 그 ‘저의’에 날 선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는 ´협상 전략´이란 정부의 해석과 관련, "가정해서 북이 높아진 협상력을 가지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만족할 만한 대가를 얻어냈다고 하면 북은 국제사회에 그들이 갖고 있다고 선언한 핵무기를 내 놓아야 한다"면서 "그 때 북이 핵 보유 선언은 전략전술로 한 것이고 실제로는 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을 뺄 수 있겠는가"라고 힐문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정부가 정보 부족으로 단정하기 어려웠다고 변명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제 북이 핵 보유를 선언한 이상 의심할 이유는 전혀 없게 됐다”고 못질하고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이 정권의 이러한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현 정권의 ‘무책임성’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노 정권이 아직도 북의 핵 보유를 얼버무리려는 이유는 어리석어서일까, 다른 저의를 갖고 있기 때문일까”라고 거듭 의문을 제기한 뒤 대북 지원자금의 북핵 제조 전용 가능성에 시선을 집중했다.
"5억 달러 이외 현금 얼마나 북으로 들어갔나 밝혀야"
이 의원은 “북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동원한 거액의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규명해야 한다”면서 “김대중 정권에서 출발해 이 정권이 계승하고 있는 대북정책으로, 이미 밝혀진 5억 달러 이외에 얼마의 현금이 북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제현실상 핵 무기의 연구와 개발 등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자력으로 충당할 수 없는 만큼 재원마련에 대한 북측의 설득력 있는 입증이 없는 한 정부의 대북 현금지원이 북 핵개발에 전용됐을 것임은 공지의 사실일 수 밖에 없다는 요지다.
이 의원은 “북이 핵을 만드는 물질적 기초를 남에서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고 전제, △대북 현금지원의 규모 및 북의 핵무기 제조 전용 사실 규명 △북핵 문제 해결 때까지 대북 현금지원 중단 △한국의 북핵 보유 불용(不容) 선언을 북핵 문제의 3대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대북 정책의 기조 정리가 필요한 배경 설명을 북핵 문제의 ´예고된 위험성’에 대해 진단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북핵 보유, ´한반도 전장화´의 유일무이한 위해요인
북핵 보유의 파장에 대해 그는 △북이 앞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핵 위협을 가중시켜 나갈 것 △북의 핵을 제거하려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시간이 흐를수록 폭발점을 향해 치달을 것 등 크게 두가지로 압축했다.
이를 요약하면 북의 핵보유가 결과적으로 한반도를 전장(戰場)화 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위해요인이라는 것.
이 대목에 이르러 그는 정부가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끝내 ´분노´가 폭발했다.
이 의원은 "북핵 문제의 파열음에 대한 책임과 피해의 1차적 책임은 한국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노 정권은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우리 민족과 세계를 향해 북핵 보유를 선언한 현시점에서도 국민을 대상으로 사실을 호도하는데 급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다자구도속 가장 고립된 어처구니 없는 현실"
그는 "정부 책임자들이 지금도 평화와 전쟁반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누가 평화를 반대하고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탄식한뒤“현재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의 위기는 오직 북의 핵 야망으로부터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외교 실책을 언급하는 과정에선 ´분노´가 지나쳐 순간 말을 잇지 못하면서 ´허탈´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 이인제 의원이 6자회담에 있어 한국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 2005 데일리안 구민회
이 의원은 6자회담의 참여국중 미국과 중국을 북핵 해결의 ´주요국´으로 거론하면서 "이들 두 나라는 북핵 문제에 대한 정보도 많이 갖고 있고 선택에 있어서도 많은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며 "공산당 1당 독재체제인 중국은 접어두더라도 오랫동안 이념과 가치, 국가안보를 함께 해온 동맹국인 미국과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긴밀한 유대가 필수적"이라고 상기시켰다.
이 의원은 "그러나 김대중 정권과 노 정권은 말로는 미국과의 동맹과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행동으로는 북을 감싸고 두둔하는 자세를 취해와 사태를 이 지경으로 악화시켰다”며 "이로 인해 국가와 민족의 사활이 걸린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이 다자구도속에서 가장 고립돼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 정권의 사실호도, 우리 사회 북핵 충격 못느껴"
그는 또 "노 정권의 사실호도로 인해 이런 심각한 상황을 맞아서도 우리 사회가 정치권도, 전문가도, 일반 국민도 충격을 못느끼는 것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 나라가 이대로 있다가 닥쳐올 재앙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결론적으로 이 의원은 "북핵문제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당위"라며 "이를 위해선 우리 모두가 북의 핵 야망이 결국 그들을 파멸로 몰아넣고 한반도의 평화를 파괴한다는 점을 강력히 설득해 북을 개방과 개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자신의 입장 표명에 대해 “나는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심경이지만, 오늘 메아리가 없어도 역사는 소리 없이 응답해 줄 것이란 믿는다”며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경구를 떠올리는 것으로 개인적 결의를 표출하기도 했다.
[김인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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