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당시의 신경민, 박혜진 앵커. 그들은 뉴스시간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무조건 비판하기만 했다. 공영방송사는 정권에 대해 '조질 때는 조지고 띄워 줄 때는 띄워 주는' 공정언론의 기본을 충실히 이행해야만 한다. 공영방송 MBC가 조중동이나 한겨레, 경향신문 처럼 언론사의 색깔을 보여줘선 안된다.
(의심어린 눈빛으로) “한국 코미디언 중에 구봉서라고 있습니까?”
“너 구봉서 정말 몰라?”
“저희 집은 MBC 안 나옵니다. 그래서 구봉서가 누군지 모릅니다”
“MBC가 안 나와?”
“네”
“그럼?”
“KBS(한국방송)만 나옵니다”
“정말?”
“MBC 본 적 없어?”
“네. 없습니다”
“한번도?”
“네.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쩝. 그럼... 내가 미안하다. 괜한 것을 물어봐서...
그런데 니네 집 어디니?”
“전라남도 OO도(섬이름)입니다”
위의 대화는 지금부터 강산이 몇 번 바뀌기 전, 제가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군대생활을 하던 당시 후임병 B와 나눈 대화입니다.
내무반 청소를 하다 B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저는 그에게 “왜 군대에서는 KBS만 나오는지 몰라. MBC에서 얼마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데...”라고 불만을 털어 놓다가 구봉서 얘기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그랬습니다.
군대에서는 KBS만 봐야 했고, B가 살던 낙도(落島)나 대부분의 시골에서는 ‘강제로’ KBS 시청자가 돼야만 했습니다. 이에 비해 군대 가기 전 서울에서 KBS, MBC, TBC(동양방송) 프로그램을 골고루 즐기던 저는 행운아였습니다.
전 군대생활을 하면서 KBS만을 시청해야 하는 고통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B는 별로 불편한 것을 못 느끼고 있었습니다. B는 원래부터 KBS만을 대한민국의 유일한 TV 방송국으로 알고 20평생을 KBS만 시청하다 군대에 온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시 KBS는 한국방송공사란 이름에 어울리게 그야말로 ‘정권의 방송’이었습니다.
지금의 평양 중앙방송과 비슷하다고 하면 너무 심한 비유겠지만 당시 KBS는 정권 비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친정부 방송국이었습니다. 참으로 답답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지금 저는 재미없는 ‘재미동포’ 생활을 25년 가까이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한국 비디오 보고, 한국 TV방송 보고, 인터넷으로 한국 뉴스 보는 것에서 그나마 즐거움을 찾는 이민 1세 범부(凡夫)의 삶이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7개월 전,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케이블 TV회사를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바뀐 케이블 TV회사에서 연결해 주는 한국방송이라곤 오로지 MBC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돈을 더 내면 MBN(한국 매일경제신문사가 운영하는 뉴스전문 케이블 TV)도 볼 수 있었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MBC라면 제가 군대시절, 얼마나 꿈에 그리던 방송입니까. 당시 얼마나 MBC가 보고 싶었던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입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 만에 MBC를 실컷 보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MBC 뉴스데스크>와 여타 시사프로그램 때문이었습니다.
기자사회에서는 비판기사를 쓰거나 보도하는 것을 ‘조진다’라고 합니다.
제가 보는 MBC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갖가지 이유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조지고 있었습니다. 이명박이나 MBC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저 같은 사람이 객관적인 눈으로 봐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져댔습니다.
그들은 불법폭력촛불시위를 두둔하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했습니다. 특히 내가 한 때 좋아했던 <PD수첩>은 언론보도의 정도(正道)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국민에게 제대로 동의를 구하거나, 홍보를 하지 않고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한 이명박 정권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폭력시위로 한국의 국제적 신인도와 이미지를 실추시킨 촛불시위대도 잘못”이라고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MBC는 그러질 않았습니다. 시위과정에서 경찰이 폭행을 당하는 것은 보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불법시위대가 경찰에게 무력진압 당하는 것만 알렸습니다.
정동영 씨의 친구 신경민(56) 앵커는 연일 이명박 정권을 조져댔습니다. 대한민국 방송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과거 TBC 시절 봉두완 앵커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논평으로 박정희 정권을 비판한 것과 비교도 되지 않는 노골적인 ‘정권 까기’ 였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남산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수 십 번은 끌려갔을 발언들을 마구해 댔습니다.
저는 TV를 보면서 “신경민 앵커가 오래 못 가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정권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그는 보도에 개인감정을 많이 실었습니다. 정상적인 보도라면 이명박 정권을 비판 할 때는 비판하고, 잘 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하는데 그는 무조건 조져대기만 했습니다.
물론 본인도 앵커를 오래 할 마음이 없다고 했지만 같은 언론계 종사자로서 그를 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습니다. 아니 MBC 뉴스를 보는 시간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MBC도 어쩔 수가 없었나 봅니다. 보도국장이 경질되고, 마침내 지난 4월 13일 신경민 앵커가 물러났습니다.
이후 보도가 조금씩 정상을 찾아가는 느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권비판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지금도 신영철 대법관 사퇴얘기만 보도합니다. 대한민국과 해외동포사회에는 그의 사퇴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런데도 왜 MBC는 그들 얘기는 보도하지 않을까요.
지난 5월 16일(한국시간) 대전에서는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습니다.
죽창이 1천여개나 등장한 분명한 불법시위였습니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시위 소식을 전한 후 몇 분 있다가 <어느 화물 트럭운전사의 고단한 하루>라는 내용의 동행취재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는 불경기에 시달리는 트럭운전사의 하루를 보여주므로 해서 화물연대의 불법시위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려한 방송이 분명했습니다.
MBC가 한번이라도 불법시위진압을 하다 부상을 당해 경찰병원에 입원 중인 전경들의 모습을 취재해 보도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이들 부모의 아픔을 제대로 보도한 적이 있나요.
언론은 이러면 안 됩니다. 민주주의가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성장 해 갈 수 있듯 공영방송 MBC의 보도도 그러해야합니다.
대한민국의 KBS, MBC, EBS(교육방송)등은 국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공영방송입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SBS 등의 민영방송과는 또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MBC는 보수우파 조선, 중앙, 동아, 문화일보나 좌파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와 같은 민간 언론사가 아닙니다.
군대시절 KBS를 봐야만 했던 고통만큼 지금 MBC는 제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MBC에는 <불만제로>와 같은 우수한 프로그램도 있고 재미있는 드라마도 있습니다.
그러나 편향된 프로그램의 안 좋은 이미지로 인해 좋은 프로그램들의 점수까지 깎여 지고 있습니다.
오는 6월이면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미디어법 개정안 투표가 실시됩니다. 민주당은 지금부터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내걸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또 한바탕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입니다.
지금의 MBC라면 오는 6월 ‘언론탄압’을 외치며 기자들이 파업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 옛날 MBC가 보고 싶어도 못 보던 국민들이 있었습니다. 흑백이라도 감지덕지하며 MBC를 보고 싶어 하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사랑하던 방송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MBC는 변해도 너무 변해 버렸습니다. 편파보도는 물론이고, 고액봉급에 잉여인력까지... 누가 MBC를 이렇게 만들었나요.
보수우파의 말대로 좌파정권 10년 동안 MBC 요직에 좌파들이 앉아있기 때문일까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MBC를 개혁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에서 매우 불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MBC가 지난 시절 좌파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탓입니다. MBC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만 합니다.
한나라당도 비판하고, 민주당도 비판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옳음과 그름을 따져야만 합니다. 많은 국민들은 지금 MBC가 지나치게 좌로 치우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언론 밥’을 먹는 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경민 앵커가 물러났다고 해서 MBC의 보도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군대시절 저는 KBS 시청자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제가 갖고 있는 TV는 MBC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박정희, 전두환 정권 홍보만을 하던 KBS나 지금 이명박 정권 조지기에 앞장 서는 MBC나 모두 문제 있는 방송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언론사의 색깔을 보여줘선 안 되는 공영방송은 정권에 대해 속된 말로 ‘조질 것은 조지고 띄워줄 것은 띄워줘야’ 합니다.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말이죠.
MBC는 지금 언론계의 기본인 그것을 하지 못해 욕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불법시위대가 휘두른 죽창에 눈이 찔려 실명위기에 처한 나이어린 전투경찰 대원의 안타까운 소식을 이제 MBC에서 보고 싶습니다. 물론 경찰의 물대포에 부상당한 시위대의 소식도 알려줘야겠죠.
이 정도의 ‘소박한’ 바람도 제대로 들어줄 수 없는 공영방송사라면 보도기능을 중단하고 ‘무한도전’이나 ‘내조의 여왕’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 백번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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