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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보는 한국인의 이중적 잣대
동양인에 호의적이던 시애틀에서도 "한국은 이제 친구가 아닌 듯하다" 나는 시애틀에 5년정도 산 유학생이다. 시애틀이란 도시는 참으로 동양적이며 황색인종에게 매우 우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동양사람이면 오히려 더 대우를 받을 때도 있었다. 워싱턴주의 게리 락 주지사, 그 자신조차도 중국계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에는 학교에 가도, 편의점에 가도 만나는 미국사람마다 이런 말을 한다.
"한국과 우린 친구였다. 하지만 이젠 아닌 듯 싶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한 친한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한국은 포퓰리즘의 소용돌이에 있다. 미군 병사가 잘못을 해서 여중생을 죽였다. 그건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한국인들이 잘못하고 한국으로 도망간 케이스도 있다. 만약 이런 일을 가지고 미국인들이 반한 운동을 벌이고 한국물건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과연 한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

그리고 이 교수는 미국으로 인해 누리는 혜택을 외면하는 듯한 한국의 이중적 잣대를 꼬집었다.

"한국사람들이 원하는 건 동등한 관계라는데 이는 자신들만이 이익을 챙기겠다는 이기주의이다. 지금까지도 한국은 미국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 더 많다. 관세문제만 봐도 그렇다. 만약 한국과 미국이 서로에게 동등한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의 경제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만약 한국과 미국이 동등한 관계를 가지려고 한다면 서로에 대한 배려 또한 동등해져야 한다."

그리고 동맹관계라는 나라가 미국이 벌이는 이라크전에 대해 반대하는, 또 정부도 마지못해 파병을 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게 과연 동맹국으로서 할 일인지 궁금하다. 현재 미국은 우리의 안보 우산이자 제일 큰 수출시장이다. 미국에 기대 눈부신 경제성장을 해온 한국이 동맹국 미국의 싸움에 동맹국이기에 참전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주판알을 튕겨보니' 참전하는 게 국익이라는 논리를 펴는 게 과연 타당한, 대통령으로서 할 말인지 의문이 든다.

그냥 동맹국이고 이라크국민들의 인권을 위해 참전을 하며 미국의 이라크전에 지지를 표한다고 하면 깔끔하게 외교 뿐 아니라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진짜 국익을 위하는 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이라크전이 하루빨리 종전이 돼야 한다. 그래야 이라크인들이 적게 희생될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후세인은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가 학살자며 독재자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을 못한다.

미국은 6.25 때 참전해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국이 미국의 이라크전에 함께 하는 게 진정으로 대등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사소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전은 복잡다기 한 이해관계국들이 펼치는 자국이익 확보 차원의 대결장이라는 성격도 있어 참전에는 고려돼야할 사안들이 여러 가지 있다. 하지만 한국이 주장하는 대등한 관계는 권리 뿐만 아니라 의무까지도 함께 해야 가능한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반미를 외치고 친북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열악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해온 사람들이 이라크 국민들이 불쌍하다며 이라크전 반대시위를 벌이는 것 또한 이중적 잣대의 하나다.

시애틀의 한 무명 유학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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