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내가 대통령 사돈” 떠들고 다녀
653억원의 투자자금을 모아 의혹을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경기도 김포 푸른솔병원 원장)씨 주변인사들은 민씨가 공공연하게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고 4일 전했다.
주변인사들은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난해 9월에도 민씨를 내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노 대통령 취임 초기에도 대통령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병원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은 뒤 갚지 않아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초 민씨를 알게 됐다는 김모(43·D의료기기업체 부사장)씨는 이날 “민씨는 병원 기획이사인 백모(44)씨를 통해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임을 주변에 알리려 했다”면서 “백씨를 통해 민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5∼6명으로 10억원을 족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말 민씨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연락해 1억3500만원을 민씨 통장에 입급시켜 줬지만, 그해 3월 한차례 만나 갚겠다는 각서를 받은 뒤 이후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곧 민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지난해 9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민씨를 대통령 친인척 비리 혐의로 내사하기 시작했다고 백씨가 말했다”면서 “민씨 자금 모집에 백씨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민씨가 병원을 개원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무리하게 끌어다 썼다가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했던 사람들의 원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민씨는 또 지난해 초부터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 경기도 이천과 화성 일대에 또다른 병원을 개업한다며 자금을 끌어들인 뒤 김포 푸른솔 병원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피해 사례는 병원 인근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병원 인근 S식당 이모(57·여)씨는 “민씨 병원 직원들의 식대 1250만원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면서 “병원측이 사용한 전기·상수도·가스 사용료는 물론 병원 직원들이 월급까지 밀렸다며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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