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에는 가상극 염라대왕 시리즈가 유행하고 있다.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손버릇이 지저분하기로 소문난 5선 의원이 세상을 뜨자 여지없
이 염라대왕에게 불려갔다.
"너 이놈! 네가 불려온 이유를 알겠느냐?"
"예, 국회의원 금배지를 똥배지로 만든 죄입니다."
"알긴 아는구나. 금배지를 먹칠한 경위부터 고하렷다."
"예, 공천 따는데 50억원, 유권자 매수하는 데 1백억원, 도합 1
백50억원 씩 뿌려 금배지를 달았사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
라...."
"고얀 놈! 남들이 그런다고 따라하다니! 그래 1백50억원을 뿌리
니까 몰표를 주더냐?"
"여부가 있습니까?"
"이놈 말솜씨 보게. 그래 1백50억원을 투자하여 얼마를 벌었는
지 낱낱이 고하렷다."
"하도 많이 벌어서 일일이 아뢸 수는 없으되 배가 터지게 먹었사
옵니다."
"그렇게 배터지게 먹었으니 나라 경제가 엉망이지.. 그래, 돈을
먹을 때 영수증이라도 써주었느냐?"
"대왕님, 국회의원이 증거가 남는 짓을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옵
니다."
"너 이놈! 영수증 없는 돈만 받아먹었구나. 그런 짓을 하고도 철
창 신세를 한번도 안 졌다며?"
"대가성이 아니라 떡값이니까요."
"이 못된 놈! 대가도 없이 공짜로 돈 먹어? 뼈 빠지게 번 돈을
대가도 없이 마구 주는 놈 보았냐?" "그건 그렇고 떡값으로 매
번 얼마씩 받았느냐?"
"수천만 원도 받고 수억 원도 받았습죠."
"무슨 떡값이 그리도 비싸냐?"
국회의원이나 탐관오리만 먹는 특별 제조된 떡이옵니다."
"예이, 나쁜 놈! 이놈이 먹은 떡을 모조리 토해낼 때까지 마구
쳐라."
또 한명의 부정부패자가 부들부들 떨며 염라대왕 앞에 끌려 나온
다.
"너는 무슨 죄를 저질러 붙들려 왔는고?"
"은행장을 우리 집 금고지기처럼 부려 뭉칫돈을 꿀꺽꿀꺽 삼켜
나라 경제를 곤두박질하게 만든 죄입니다."
"네 신분이 뭐였는고?"
"인왕산 기슭 아래 파란 기와집 가신 이었사옵나이다."
"가신? 신발도 닦아주고 대문도 열어주고 온갖 시중 다 드는 가
신말이냐?"
"그렇사옵니다."
"게 누구 없느냐? 이놈이 배후를 자백할 때까지 매우 쳐라!"
이상이 가상극 '염라대왕에게 불려간 피고인들' 제 1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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