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가 6일 투신해 자살했다. 큰 충격이다. 지난달 30일에도 같은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국정원 직원 정모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다. 한 사건에서 일주일 사이에 피의자가 연이어 자살한 것은 검찰 역사상 최초다. 검사가 수사를 받다 자살한 것도 처음이다. 이 수사를 하는 서울중앙지검은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 사건은 2013년 4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이 압수 수색에 나서자 국정원 파견 검사들과 국정원 간부들이 수사팀을 허위로 꾸며놓은 사무실로 안내하고, 이후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위증하도록 시켰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정원 개혁위가 국정원 메인 서버에서 국정원이 '현안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수사를 방해한 물증을 확보했다면서 관련 증거를 검찰에 넘기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개혁위는 문재인 정권이 적폐 청산을 위해 만든 위원회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7일 수사 방해 혐의로 장호중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변 검사 등 2013년 당시 현안 TF 멤버였던 검사 3명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국정원 간부 4명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그것이 현직 검사와 국정원 직원 자살로 이어졌다.
이 사건 검찰 수사팀은 2013년 댓글 수사에 참여했던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휘하 검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수사팀 일원인 진재선 공안2부장과 김성훈 공공형사수사부장도 당시 윤 지검장과 함께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사람이다. 이들은 이 사건 수사로 인사에 불이익을 입다가 현 정권 들어 서울중앙지검 요직으로 들어왔다. 그 사람들이 4년이 흐른 뒤 자신들과 연관됐던 일을 파헤치는 수사를 한 것이다. 아직 검찰이 과잉 수사를 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변 검사에게 심리적 압박이 됐고 그것이 자살로 연결됐을 수 있다"고 했다.
변창훈 검사가 투신한 창문 - 이명박 정부 당시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 법인 사무실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변 검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이 법무 법인에서 상담하던 중 화장실(작은 사진)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화장실의 라디에이터 앞에 있는 창문(점선)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호 기자
변 검사는 앞서 자살한 국정원 직원 정씨와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둘 다 현안 TF에서 일했던 사이다. 변 검사는 지난달 23일 정씨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직후 정씨와 수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정씨의 자살도 변 검사에겐 큰 충격이었고, 그것이 그의 자살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구의 심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변 검사는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공안 검사다. 변 검사는 자살 전 주변에 "그렇게 잘못한 일이 아니고 관여한 정도도 적은데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의 죽음으로 검찰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사태 수습이 쉽지 않아 보인다. 변 검사 유족은 "국가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검찰이 죄를 덮어씌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차질을 빚고 자칫 검찰 내부에서 반발 기류가 나올 수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이 정권 요구로 사실상 하명수사를 하다 큰 덫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문 총장은 이날 저녁 장례식장을 찾아갔는데 그의 뒤편에 앉아 있던 어느 검사가 술에 취해 큰 목소리로 "우리 차장님(변 검사) 억울하다" 고 했고 문 총장은 별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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