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조국(祖國)의 현실은 거짓과 사기가 판을 치고, 진실과 정의는 숨어버려, 악당들과 어리바리한 부류(者)에 의해 마냥 소란스럽기만 하다.

 “진정 망(亡)해 가는 구나!”

뜻있는 지사는 이 암담한 현실에 가슴 치며, 대낮에 등불 켜들고

“누구 사람 없소?” 찾아 헤매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새삼 생각난다.

아테네의 장거리서 한 사내가 창과방패를 팔고 있었다.

 장사꾼은 방패를 집어 들고

“世上에서 가장 든든한 방패요!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뚫지 못합니다.”

다음에는 창을 들고 “이창은 어떤 방패도 꿰뚫는 창이요.” 무기를 팔기 위해 열심히 열을 올렸다.

듣고 있던 구경꾼들 중에서.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찔러보시오. 그럼 간단히 결과가 나올게 아니요?”

장사꾼은 한순간에 사기꾼이 되고 말았다.

모순(矛盾)의 의미를 이 창과 방패 상술처럼 잘 설명해 주는 것은 없다.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사기농간(弄奸)에 사는 우리 현실에서 모순은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인가?

도저히 진실과는 먼 소리를, 당연한 것처럼 내 뱉는 무책임한 얼간이들의 선동을 들으면, 아테네 거리서 창과 방패를 팔기 위해 모순된 말로 상술을 펴던 장사꾼의 괴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대선정국 유망 세 후보가 하나 같이 내세우는 경제민주화란 재벌개혁에 대해 따져보고 싶다. 재벌(財閥)이 조국에 끼친 공과(功過)는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까딱 잘못해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짓은 막아야 옳지 않은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란 이름은 그렇듯 하다?

물론 대기업 총수들이 부를 이루는 과정서, 아니 지금도 잘못된 점이 없다는 건 아니다. 아니 너무 많아, 이들의 잘못을 웅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처한 지금의 경제 여건에,

시장경제원리로 세계시장서 힘겹게 싸워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대기업(大企業)에만 현재의 어려운 실정을 책임 지워 단두대에 세우겠다는 정치권 얼간이들 무책임한 선동이 못마땅할 뿐이다.

대기업(大企業)이 서민경제를 말아 먹었는가?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가 빵집 같은 것을 차린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론 천만의 말씀이다.

왜 이 시점서 재벌개혁. 재벌해체론이 나올까?

이는 좌파들의 무한대(無限大)한 약탈욕심에서 나온 것이다. 저축은행 해먹고 이제는 돈 있는 대기업 털어먹겠다는 마적 떼, 습성의 발로다.

오늘날 서민경제 위기가 대기업들 잘못이라기보다는 부패한 정치권 책임이다. 좌파정치세력과 부정비리백화점 정권이 오늘날 위기를 불러 온 것이다.

경제민주화로 재벌들을 규탄하는 정치권이 대기업(大企業)처럼 수출로 국민경제에 도움 준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할 대형국책사업만 무작위로 벌려 이 나라를 빛 더미에 올려 앉힌 책임서 정치권은 벗어날 수 없다. 전국지자체 청사가 과당하게 호화청사로 지은 게 재벌들 잘못인가? 그것도 막 무가내기 억지 국책사업을 벌려 서민경제를 파탄시켜 놓고 누구에게 책임을 회피하려 드는가?

인재가 필요하다 하니 구태의연한 구시대(舊時代)퇴물만 불러 모아 외형(外形)불리기에 치중하는 정치권의 무 개념(武腦)소프트웨어에는 두 손 들었다. 경제민주화는 야단스런 특별한 정책안 써도 현행법만 잘 지켜나가도 깨끗해진다.

지금 이 나라 국민에게는 3불심(三不心)이 있다. 전라도대통령 나올 수 없는 것. 이명박 정권세력 이어가는 것. 종교지도자(기독교. 불교)바른 소리 하는 것. 등이다.

이 셋 모두가 신뢰를 상실했다는데 문제의 중심이 있다. 모두가 불신당한 것이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으나 그걸 반성하지 않고 옳다고 우기고 나간 계산서가 삼불심이다.

정의를 밀어내고 무슨 정치가 이루어진다는 말인가?

법을 지켜야 하는 데서 法을 지키지 않아 믿음이 실종된 상태서 정책도 실행할 수 없으며 공권력도 제대로 행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어찌 모르는가? 게가 자식에게 “똑바로 가라!” 훈계 한들 먹힐 리가 없다는 사실을.

대낮에 등불 켜들고“누구 사람 없소?” 찾던 철학자 디오게네스의 심정이 백번 이해되는 마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