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5일 일찍 거래처에 물건을 전할일 이 있어 서울에 들려 일을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몇 시에나 일이 끝날줄몰라 열차시간을 늦게 예약해둔 덕분에 시간이 꽤 남는지라 만나서 오랜만에 소주한잔하며 회포나 같이 풀 요량으로....
광화문근처에 갈 일이 있으니 그쪽이면 좋겠다는 말에 광화문에서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조금 늦을 것 같은데 나보고 이쪽으로 오라고....
세종문화회관 옆에 종교감리교회라는 곳에 도착하니 웬 교회 앞에 사람들이 줄이 쭉 서있는데 족히 200m는 되보였다.
골목길에 승용차는 넘쳐 나서 길은 거의 마비상태고 일요일 예배 끝나는 상황보다 더 복잡해 보였다.
친구에게 무슨일이길래 이러냐고 물었다.
그놈 말을 듣고 난 너무 기가 막혀서 뭐라고 할말이 없었다.
구청장 아들 결혼식이란다.
자기도 초대장을 받아서 왔는데 동네에서 방귀 깨나 낀다는 사람
한테는 다보낸모양이라고.......
난 뭐라 할말을 잃어 교회 안으로 들어가 봤다.
완전히 명절 앞둔 5일 장날이다.
출석부에는 열심히 나도 왔다고 자기 이름이 써지는지 보고있었고 접수대 밑에는 돈봉투를 가져갈 커다란 트렁크 가방이 보인다...
너무 큰가방이라 몇억은 들어가고도 남을정도다...
목표가 저 가방을 다 채우겠다는건가?
꽉꽉들 껴서 봉투를 내고있는 사람들 좌측에 구청장이라는 양반이 웃으면서 하객들한테 인사를 하고 있었고 교회로비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 터질 지경이다.
나와서 친구한테 뭐 이런 사람이 다있냐고 물었다.
그 친구 왈 "변호사비 매꿀려면 이렇게 라도 해야겠지 뭐 저 사람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 당해서 지난번에 선고유예받았거든 변호사가 7명이나 된다니 변호사비가 얼마나 들었겠어? 아들 장가보내면서 지역사람들한테 수금하는 거지 뭐... 지역에 사는데 청첩장 받고 안올수있나...서로 편한게 좋은 거지...."
아직도 이런 세상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현직을 이용해서 지역 유지들한테 이런 식으로 돈을 갈취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니 너무 황당할 따름이다...
고위공직자는 개인의 애경사에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안 받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자식 결혼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다니.....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이 사람을 고발하고싶다...
서울시 은평구청장 노재동
반갑게 친구 만나 소주 한잔하면서 얘기나 나누고 싶었던 내 생각은 별 말 같지도 않은 눈앞의 상황으로 입에서 쌍소리만 나오며 세상 변할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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