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방화사건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한지 벌써 2주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국민적 지혜를 모아 사회적 갈등과 대립의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정치권은 물론 사업 허가권자인 행정기관에 이르기까지 용산문제에 진짜 책임이 있는 기관들은 책임회피에만 바쁠 뿐입니다. 사태 발생의 근본 이유를 분석하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도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황색 저널리즘에 빠진 일부 언론은 희생양을 찾는 하이에나와 같이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로 여론을 호도하기에 바쁩니다.
농성자측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방영하며,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화면 구성으로 눈물샘을 자극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엠비씨 피디수첩은 용산사태를 발생시킨 전철연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농성자들의 일방적 주장만을 반복하고 그들의 안타까움으로 눈물샘만 자극할 뿐 상대방인 용산구청이나 철거용역회사 쪽의 입장은 아에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건너편 건물에서 경계를 서던 경찰관의 요청으로 소방관이 소화전에서 연결해 준 소방호스를 철거용역 회사측에서 자신들이 관리하는 건물의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린 것을 흡사 경찰장비인 물대포로 농성자를 강제진압하는 데 사용한 것 처럼 왜곡하는 파렴치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편향 보도의 극치라 할 만 합니다.
그러나 가장 가관인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경찰에 떠넘기려는 정치권의 작태입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경찰의 관리책임 문제를 또 다시 거론했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경찰의 책임을 계속 거론하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들에게 돌아 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용산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사태의 원인을 철거 세입 농성자와 경찰만의 문제인 것처럼 축소하고 은폐하여 자신들의 책임론이 부상하지 않게 하려는 속셈인 것입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집니다. 이 문제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이던 지난 10년 동안 누적되었습니다. 민주당은 용산 사태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똥 싼 놈이 방귀 뀐 사람 탓 한다고, 정세균 대표가 연일 용산 사태를 거론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던 민주당의 책임 회피를 위한 시선 돌리기 입니다.
그런 민주당이 용산 사태가 발생하자 정치권을 향해 제기될 책임문제, 특히 지난 10년간 집권여당이었던 자신들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부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치사한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권의 책임을 경찰로 떠넘기려는 양당의 이해타산이 맞아 떨어진 것이죠. 비겁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정치권의 모든 책임하에 사태를 해결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갈등을 해결하고 적정한 보상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홍준표 대표, 정치권의 책임을 경찰에 돌리는 방법으로 회피하지 마십시오. 비겁한 짓입니다.
정치권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세요. 그것이 용산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인 정치권이 최소한이나마 자신들에게 부여된 본분을 다하는 길입니다.
경찰의 대응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법과 원칙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국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경찰력 행사가 개인의 아픔을 고려하는 관용적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 그 것은 공동체의 질서를 허물자는 주장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개인에게 아픔을 주지 않고, 억울함이 없도록 미리 법령을 제정하고 제도를 정비하는 일은 국민들이 정치권에 부여한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의무입니다.
정치권의 반성과 입장 변화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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