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우파가 좌파에 비하여 행동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하여 “신념 부족”을 그 근거로 제시하는 예가 많았는데, 특히 우익 내의 유명논객조차도 “군중심리보다 한사람의 신념”식으로 그런 주장을 펼쳐왔다.

정말 우익은 좌익보다 신념이 부족해서 과감하지 못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거짓인 줄 알고도 억지주장 하는 좌파보다 진실을 숭상하는 우파의 신념이 더 강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파는 좌파보다 행동력이 약할까?

그 근본적인 차이는 ‘동기부여’와 ‘사후보장’ 문제에 있다고 본다.

먼저 ‘동기부여’에 대하여 말하자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좌익의 경우, 젊어서 반국가운동에 중독된 대부분은 감옥에 가지만, 무료변론 등으로 선배좌익들이 사후관리를 해주고, 일부는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써준다.

그렇게 되면, 재야에 남은 젊은 좌익들은 제도권에 들어간 친구를 보고는 자신도 출세길로 들어선 후보가 된 느낌을 얻어 더욱 용기를 얻고, 잘못되어도 뒷배를 봐준다는 생각에 무서울 게 없기에 폭력도 서슴지 않는 등 제도적 제약을 초월할 정도로 용감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들어간 이도 재야에 남은 친구들의 용맹성을 기반으로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 나중에 국회의원 뺏지를 단다.

반면, 우익은 어떤가.

대학생들 사이에 젊은 우파운동이 일어나도 정부여당에선 아무도 안 써준다.

즉, 이들은 우파운동을 하더라도 출세는 고사하고 취업도 못하는데다 뒷배를 봐줄 이도 없기에 스스로 행동의 한계를 설정하고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여당에서 철저히 스펙 위주로 등용하는데, 스펙도 못 갖춘 채 애국투쟁만 하다가는 등용은 고사하고 다른 직장에 취업하는데 있어서도 손해 보면 손해 봤지 절대로 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더라는 거다.

만일, 이를 부정하고 “젊은이들의 신념부족”이라고 우기는 우파가 있다면,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럼 애국우파 운동하시는 어르신들의 아들딸들은 신념이 없어서 애국운동 현장에 안 나오는 거냐고!

그러면서 왜 남의 아들딸들에겐 ‘젊은 것들이 애국 신념이 없어서’ 안 나오는 것처럼 주장하실까.

어르신들은 좀 더 솔직해지셔야 한다.

당신 아들딸이 애국현장에 안 나오는 것과 똑 같은 이유로 그들도 안 나오는 거라고!

애국현장에 나오신 어르신들의 자제분들 상당수가 필자보다 훨씬 돈 잘 벌고 출세 잘한 사람들이더라는 것!

그리고 그 자제분들은 애국현장에 한 명도 안 보이더라는 것!

그리고 사후보장에 대하여 따져보자.

대남공작원이라는 북한 간첩들이 남한보다 훨씬 못한 북한의 실정을 알고도 그렇게 신념이 강한 이유가 뭔가.

보훈조치 때문이다. 생환하면 부귀영화가 보장되고, 생환 못하더라도 가족을 보살펴준다고 하더라.

우리처럼 존재를 부인하고, 군인이니 아니니 따지며 법률이 없어 보상 못해준다고 하여 가스통 시위를 벌여야 했던 우리 북파공작원의 경우와 하늘과 땅 차이 아닌가 말이다.

6.25 참전용사 유가족에게 초정밀(?) 수법으로 계산하여 겨우 5,000원 주던 우리의 국가보훈처와 비교해보면 이건 사람 약 올리는 것 아닌가 말이다.

지금 나이가 그나하게 드신 전00 선생님(松竹)께서 오래 전에 애국동지들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저 빨갱이 놈들을 아작 내고 싶은 여러분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절대로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십시오.

저들과 충돌하다 다칠 경우 우리 우파에겐 변론은 고사하고 치료비 대줄 사람이나 조직조차 없습니다.”

오래 전, 여의도에서 천막 시위할 때, 좌익진영에는 두루마기 염소수염들이 와서는 술과 고기와 돈을 주고 갔기에 좌익들은 시위를 캠핑처럼 즐기면서 벌였는데 반하여, 우익진영엔 주변 빌딩에서 전기조차 빌려주지 않아 생돈으로 기름 사다 발전기를 돌려가며 생업을 뒤로 젖힌 채 자비로 그 추위 속에 찬 바닥에서 풍찬노숙하며 보안법 사수를 외치고 있었건만, 전직 고관대작들이 검은 승용차를 타고 와선 돈 한 푼도 안 주고는 악수만 하고 간 기억이 난다.

그래서 말인데, 한사람의 신념이 어쩌고? 우익은 신념이 부족?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

신념은 다 있다. 잘 될만한 동기부여가 없고, 잘못 되더라도 가족을 돌봐줄 사후보장 시스템이 없다는 거다.

문제는 이러한 점에 대하여 이번 박근혜 정부라고 별스러울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윤창중 빼고는 박근혜 주위에 아스팔트 씨가 말랐다.

그 탓인지 지금까지 주로 친박노선을 견지하였던 우파들에겐 애국우파의 제도권 진출이 좌절되어 또다시 언로가 봉쇄된 데서 “겨우 이게 무려 10년을 기다린 대가인가”라는 식으로 상당한 상실감 젖어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행여나 지금껏 밀린 생업을 위하여 이제부터 뿔뿔이 각자 살길 찾아 흩어져 돌아가면 자칫 다시 모을 수도 없는 게 우익운동인데, 앞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나도 이 짓거리도 그만 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상당히 흔들린다. <끝>

※ 나에게 한 자리 달라고 하는 소리로 오해해도 괜찮다. 난 애국동지들에게 수십 자리 달라고 하는 것이니까!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