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답답하여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병원을 상대로는 어찌할 방도가 없기에 이곳까지 찾아왔습니다.
지난 10월 8일 어머니께서 몰던 차가 펑크가 나며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로 어머니 윗니가 으스러지며 입술과 잇몸에 박히고, 입술 아랫부분이 6cm 정도 찢어졌습니다.
왼팔도 골절이 되었구요. 강원도쪽에서 난 사고라 영월의 병원으로 갔지만
그쪽 병원에서는 치료가 힘들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대구에서 농장을 하셔서
대구의 큰 병원인 경북대학교 병원으로 갔습니다.
여기서부터 울분이 터집니다.
병실은 분명히 있었으나 어머니께서는 응급실에 만 하루를 누워계셨습니다.
다음날이 되서야 병실로 가실 수 있었습니다.
입 안은 상태가 심각하여 곧바로 수술을 했고, 팔은 수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틀 후, 다음날 수술을 할테니 금식하라는 말을 해놓고 정작 다음날에는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저녁 6시가 되어서야 수술을 못하니 밥을 먹으라 했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 끝난 시간이라
식사도 따로 사먹어야 했습니다.
수술은 언제 하냐고 물어보니 '오늘 안하면 언제 할지 모릅니다. 그냥 기다리세요' 라고만 했습니다.
이리저리 닿는 연줄로 연락을 해보니 경북대 병원쪽과 연결이 되더군요.
그래서 그랬는지, 다음날 곧바로 수술을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다음날 했구요.
언제 할지 모른다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이었던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수술이 끝난 뒤 충격도 왠만큼 가셔서 어머니는 앉아있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계속 누워만 있어서 그런지 허리가 아프시다며 불편한 몸을 간신히 일으켜 앉으셨습니다.
잠시 앉아계시더니 다리쪽이 너무 저리다고 하셨구요.
제 짧은 의학적 지식으로도 척추에 뭔가 무리가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리다고 하셔서
간호사에게 그 말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간호사는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그걸 왜 저한테 말하세요? 난 모르는 일이니까 주치의한테 말하세요' 라고 하고 갔습니다.
주치의가 오기나 했다면 말도 안합니다. 수술한다는 말 전할 때 빼고는 안왔습니다.
나중에 주치의에게 이야기를 해봤으나 건성으로만 들었을 뿐이구요.
또, 입술 아래쪽의 상처가 커서 꿰맸었는데, 입이 불편하셔서 음식물 먹기가 힘들어 (음식물도 죽만 드셨습니다)
흘리며 드셨습니다. 상처쪽으로 죽 같은 음식물이 들어가면 안좋을거라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간호사에게 얘기했습니다. 거즈좀 갈아주고 소독좀 해달라고 말이죠.
안해줍니다. 절대 안해줍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어머니께서 아픈 몸을 이끌고 간호사실까지 가서 거즈좀 갈아달라고
사정해서 갈았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또 한번은 링거가 이상해졌는지 링거액이 나오지 않아서 간호사실로 가서(인터폰으로 부르면 절대
안옵니다) 링거액이 안나오니 와서 봐달라고 했습니다. 가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기다렸습니다. 1시간 반을 기다렸습니다.
결국 제가 다시 찾아가 화를 내며 간호사를 불러 링거를 갈았습니다.
간호사들의 불친절함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CT촬영을 하러 가자면서 몸이 불편한 저희 어머님보고 따라오라고 하고 멀쩡한 자기들은 미로같은
병원 건물을 이리저리 꺾으며 재빨리 가더군요. 찾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겠습니까? 나중에 찾아가보니
가관이더군요. 자기네들끼리 잡담하면서 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빨리 안온다고 짜증을 내더군요.
진단서를 끊으러 가서는 더 당황스러운 모습도 봤습니다.
며칠 전부터 진단서를 끊어달라고 했는데 그쪽으로 가서 말하니까
'아~! 아줌마. 이런거 끊으려면
좀 일찍 말해야죠. 이제와서 끊어달라면 제가 어쩌라구요!'
저딴식으로 언성을 높이더군요.
그때는 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환자 혼자 왔으니 위세좀 떨어보려 했던 것일까요?
밖에서 그 소리 듣고 안으로 들어가서 어머니 옆에 서서 인상 구기고 있으니 말투가 바뀌긴 하더군요.
제가 학교도 빠지고 며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봤던건 간호사들의 불친절함과 의사의 무관심이었습니다.
결국 병원을 옮겼습니다.
그 병원에서는 추가 진단이 나왔습니다. 척추 압박 골절에 늑골 6대 골절....
말이 됩니까?
그 병원 원장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떻게 이걸 못 볼수가 있답니까?'
제가 봐도 확실히 척추가 이상하게 생겼더군요.
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증상을
교수씩이나 하는 사람들이 몰랐다는게 말이 됩니까?
그것도 저희 어머니께서 열흘동안이나 계속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저린다, 일어나려면 가슴께가 아프다
라고 앵무새처럼 수도 없이 반복했는데, 의사라는 것들의 의무는 환자가 아프다고 하면 외면하는 것입니까?
간호사들은 환자가 아프다고 하거나 불편하다고 하면 짜증내면서 가버리고, 환자보다 자신을 생각하더군요.
지금 어머니께서는 척추 고정 기구를 착용하고 계십니다. 더이상 압박이 가지 않게 고정해주는 기구를요.
병원 원장선생님 말로는 허리 후유증이 남을 것 같다고 합니다.
처치가 조금만 빨랐어도 후유증이 없었을 것이라 합니다.
(어머니는 누워만 있어서 허리가 아픈줄 알고 계속 앉아계시고, 걷고 그러셨습니다. 그것도 열흘동안이나)
(열흘동안 그랬다면 눌린 척추가 얼마나 더 눌리겠습니까!)
경북대 병원의 그 의사의 도리를 져버린 것들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남은 일생을 허리 후유증으로 고통받으며 사셔야 할 겁니다.
법대쪽 공부를 한 친구들에게, 의학 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소송감이라고는 하더군요.
하지만 소송은 걸지 말랍니다.
그런 큰 병원을 상대로는 소송해봤자 이길 확률도 없고, 설사 100% 이길 소송이라 해도
시간만 오래 걸리고 얻는 것도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참으로... 대한민국에 사는 병자들이 불쌍하다고 느껴집니다.
어머니는 지금 한숨만 쉬십니다. 이렇게 된거 그냥 그렇게(장애를 가지고) 살아야지 별 수 있냐며
한숨만 쉬십니다. 요새 갑자기 흰머리도 많이 늘었고, 주름도 늘었습니다.
어머니 얼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보면 정말 경북대 병원 의사들을 다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법에 대한 환멸도 느껴집니다.
법을 공부하는 친구가 하는 말이..
'대한민국에서의 법은 약자를 보호하는 법이 아닌, 강자를 보호하는 법이다. ' 라고 하더군요.
제가 소송 걸면 이길 수 있냐는 질문에 해준 대답입니다.
약자는 아파도 저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겁니까?
약자는 억울해도 억울함을 풀 방법이 없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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